어문학자료실․어린이자료실 서서 독서 ‘진풍경’
영화․인형극․전시․강연․웹툰 창작체험 등 이어져
매년 이용객․자료대출 증가… 하루 6천명 이용

포항 포은중앙도서관 5층 일반 자료실.
포항 포은중앙도서관 5층 일반 자료실.

포항 포은중앙도서관이 어린이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인기가 높다.
개관 4년째를 맞은 이 도서관은 해마다 이용객이 늘고 있으며, 자료대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영화상영, 인형극, 전시회, 강연 등도 이어지고 있어 이용객들로 크게 북적이고 있다.
이용객들은 공부도 하고 각종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어 “최고”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일 오전 11시 포항 포은중앙도서관을 찾아 디지털자료실, 자료실, 배움터, 공연장, 전시실 등 곳곳을 둘러봤다.

1층 로비에 전시된 작품들.
1층 로비에 전시된 작품들.

도서관에 1층 로비에 들어서자 문화행사 일정이 빼곡히 적힌 ‘2019 도서관 아침산책’, ‘2019 별찌인문학교실’, ‘2019 인문학 in Pohang’ 의 홍보 판넬이 발길을 붙잡았다.
평소 배우고 듣고 싶었던 강연 내용에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북쪽 전시장에는 ‘감기 걸린 물고기’ 등 10여 점의 작품에 심취할 땐 미술관에 온 듯 착각을 일으키기도 했다.

1층 만화자료실의 문을 열었다. 어린이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70~80여 명이 독서 삼매경에 푹 빠져 있었다.
다양한 만화의 종류도 놀랐지만,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변함없이 이어져 오는 만화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한동글로벌학교 이하연 어린이(3년)는 “봄방학 중 하루 2시간씩 만화를 보고 있으며, ‘수학도둑’ 58권 중 37권을 읽고 있다”고 했고, ‘신비 아파트’를 읽던 포항 흥해 남산초등학교 최시앙 어린이(2년)는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와 평소 좋아하는 만화책을 읽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 직원은 “만화자료실에는 1만3천465권의 만화책이 진열돼 있다”며 “방학 중 평일에는 하루 600~700명, 주말엔 1천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동화와 위인전기 등 3만1천430권이 진열된 어린이자료실도 단연 인기였다.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곳곳에 앉아 열독하고 있었다. 빈 좌석이 있는데도 바닥에 퍼질고 앉아 동화책을 읽는 아이들도 있었다. 후끈한 독서열기가 확 전해왔다.
도서관 직원은 “방학 중 평일에는 800여명, 주말엔 1천800~2천명이 이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2층 야외공간은 설렁했다. 학생 몇몇과 중년 몇몇 만이 벤치에 앉아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추위 때문인 모양이었다. 봄, 여름, 가을에는 도서관 이용객들로부터 야외휴식처로 각광을 받는 곳이라고 했다.

3층에는 디지털자료실과 배움터, 나눔터, 쉼터, 정몽주 선양 전시실, 웹툰 창작체험관 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디지털자료실에는 인터넷과 스캐너, 시청각을 이용하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30대의 컴퓨터 앞에는 빈자리가 없었다. 영상강의를 듣는 이들도 있었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이도 있었다. 20여개의 일반 좌석에는 신간을 읽거나 노트북으로 글을 쓰는 이들이 많았다. 이곳의 장서는 신간, 잡지 등 4천900여권에 이른다고 했다.

복도에 설치된 30종류의 신문걸이대 앞에는 중장년들이 신문을 훑거나 정독하고 있었고, 정몽주 선양 전시실에는 30대 어머니와 어린이들이 정몽주 일대기를 관람하고 있었다.

평소 열기로 가득한 웹툰 창작체험관은 이날 휴관을 했고, 어른방에는 어르신들이 독서를 한 뒤 토론하고 있었다. 한 어르신은 “지난해 보다 2배 많은 15명가량 나오고 있다”며 “자리가 부족할 때는 배움터에서 독서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소 학생과 수험생들이 공부하는 배움터에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창작글쓰기’ 강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곳에는 ‘가족그림책 만들기’ 등 강연이 특정기간 주 1~2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배움터에는 수험생들과 학생들이 공부에 몰두하고 있었고, 쉼터에는 간식과 다과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이들로 가득했다.

4만3천365권의 장서가 진열된 4층 어문학자료실에는 158석 중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오후가 되면 빈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며 서서 독서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이곳을 처음 찾는 이들은 이 같은 진풍경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고 한다.
자료실 한 쪽엔 큰 글씨자료와 장애인용 높이조절 책상, 독서 확대기, 장애인용 PC, 음성지원 화면 등도 갖춰져 있었다. 어르신과 장애인을 배려한 도서관측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어 행복한 마음이 밀려왔다.

포항 포은중앙도서관.
포항 포은중앙도서관.

153석의 좌석을 갖춘 5층 일반자료실에는 철학, 종교, 추천도서, 사회과학, 순수과학, 기술과학, 예술, 역사 등이 진열돼 있었다.
이곳도 중․고생, 대학생,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독서열기로 가득했다.
포항여고 이세빈(1년)과 예비여고생 이혜민은 “도서관에 오면 휴대폰을 보지 않고 공부할 수 있어 시험기간에 자주 찾는다”며 “독서실 비용도 아끼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어 좋다”고 웃어 보였다.

도서관 이용객들은 “영화상영, 인형극, 음악회, 국화전시, 사진전, 각종 강연회 등이 도서관에서 수시로 열리고 있다”며 “이런 문화행사를 보며 문화갈증을 채울 수 있어 도서관을 더 자주 찾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도서관 이용객과 자료대출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도서관 사무실을 찾았다.
그곳에서 도서관 개관이래 지난달까지 도서관 이용객과 자료대출 현황을 뽑아봤다.
직원이 건네 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0월 개관한 포은중앙도서관은 해마다 이용객과 자료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2015년 28만548명이던 이용객이 2016년 164만1천218명, 2017년 194만812명, 지난해 202만2천839명으로 증가했다.
올 1월 한 달간은 193만99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2만137명보다 1천860명이 늘었다.

자료대출도 비슷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15년 6만2천169권이던 자료대출이 2016년 86만8천639권, 2017년 95만8천545권, 지난해 104만6천273명으로 늘었다.
올 1월 한 달간은 10만6천234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5천882권보다 352권 늘었다.

포은중앙도서관 송영희 관장은 “도서관이 다양한 독서 진흥프로그램과 문화행사 등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흥해, 구룡포, 연일, 오천지역에도 신규 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곳에 도서관이 들어서면 더 많은 포항시민들이 문화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포은중앙도서관은 2015년 10월 240억 원을 들여 옛 포항시청 터 6천815m²에 연면적 9천812m²의 지하 1층, 지상 6층의 새 둥지 형상으로 지어 문을 열었다.
장서는 어린이, 유아, 만화, 디지털, 어문학, 일반 등 18만7천216권을 비치하고 있다.
도서관 이용객은 하루 평균 5천953명이고, 자료대출권수는 하루 평균 2천940권에 이른다.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송영희)은 포은중앙도서관 등 대형 도서관 6곳과 작은 도서관 42곳, 스마트도서관 8곳 등 56곳의 도서관을 관장하고 있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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