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안녕이란 말이 실감난다. 우리사회는 언제쯤 사고가 없는 안전한 나라로 태어날 수 있을지 국민 모두가 답답해하고 있다.

19일 오전 대구 중구 포정동 대보사우나 4층 남탕 입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다쳤다. 다행히 20분 만에 불길이 잡혀 주민이 사는 목욕탕 위쪽으로는 화재가 번지지 않아 대형 참사는 면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화재를 지켜 본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불안한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미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와 밀양 요양원 사고를 통해 심각한 우리사회의 안전 의식을 알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안전 불감증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당국의 좀 더 적극적이고 엄격한 감독만 있었으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을 항상 지우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사후약방문식의 당국의 조치에 분노를 느끼는 국민도 적지 않다. 대보사우나 사고의 원인도 안전 불감증이다. 이미 이 건물은 여러 차례 소방 안전점검에서 소방, 전기, 통신, 배수, 외장 등 많은 부분에서 문제가 제기된 요주의 빌딩이다. 소방 관계자도 “워낙 건물이 낡아 땜질 처방식으로 점검을 통과했다”고 했다. 100여 명이 넘게 사는 건물에 제대로 된 건물관리자조차 없었다고 한다.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은 줄 알면서도 당국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지금까지 그냥 지켜봐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당국의 적극적 의지와 감독이 있었다면 사고 예방도 가능했을 문제다. 이번 화재를 두고 인재라 지적하는 것은 이런데서 나온 말이다.

문제는 늘 상 지적하지만 이와 같은 건물이 전국 다른 지역에 또 없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 우리국민의 안전은 대책도 없이 그냥 노출상태로 또 가야할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 고시원 화재사고도 대보사우나 사고와 별반 다른 게 없다. 스프링클러가 없어 좁은 고시원 안에서 불길을 피할 수 없었던 7명이 안타깝게 희생당하고 말았다.

고교생 3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릉펜션 사고도 안전 불감증이 가져다 준 불행이었다. 가스 누출기만 설치했더라도 안타까운 고교생의 생명은 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작지만 당국의 세심한 관심과 지도만 있다면 우리사회에서 지금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상당부분은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작년 9월 서울 상도동 공사현장에서는 축대가 무너지면서 유치원 건물이 폭삭 주저앉을뻔 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한밤중에 일어나 대형 사고는 면했으나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이다. 사고는 시간도 장소도 예고도 없이 일어난다. 철저한 안전의식만이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당국은 법과 원칙을 지키고 제대로 된 관리감독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사건이 터질 때 마다 뒷북치는 행정과 정치인의 각성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