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외식물가 상승 분위기가 이어져 온 가운데 연초 들면서 각종 가공식품 가격까지 들먹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서민물가 인상 러시 속에 택시비 등 교통요금과 전기료, 수도료 등 각종 공공요금도 잇따라 오를 것으로 예상돼 서민들의 가계 압박이 보다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소비자원이 밝힌 올 1월 중 다소비 가공식품 가격 동향에 따르면 조사대상 30개 품목 가운데 18개 품목의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품목별로는 설탕, 된장, 콜라, 생수, 즉석밥 등이 크게 올랐으며 서민들과 밀접한 품목일수록 가격 상승률이 비교적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전년 동월에 비해 가격이 내린 품목은 모두 6개에 불과해 가격불안 요소가 잠재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시중에는 작년부터 이미 각종 물가가 뜀박질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는 서민들이 즐겨 찾는 패스트 푸드와 배달음식 등의 가격이 올랐다. 식당 등의 외식물가도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야금야금 올려 이미 많은 곳은 가격 인상을 단행한 상태다. “월급만 빼고 모든 게 올랐다”는 샐러리맨들의 푸념이 나온 지도 꽤 된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공공요금도 곧 따라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와 서민들의 가계는 이래저래 불안한 실정이다. 대구시가 지난해 11월부터 택시요금을 14.1% 올렸다. 기본요금을 2천800원에서 3천3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포항을 비롯한 경부 도내도 다음달 1일부터 택시비가 종전보다 약 12.5% 인상된다. 6년 만에 오른다고 하지만 서민의 입장에서는 택시 타기가 이젠 겁나게 됐다.

최근 한전이 2조 원이 넘는 적자를 내면서 전기료 인상설이 솔솔 흘러 나오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후유증으로 보이나 그 부담이 서민경제로 돌아오는 꼴이 된 셈이다. 수도료 인상설 등 각종 공공요금의 추가 인상 움직임이 전해지면서 새해들어 서민들의 걱정은 날로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각종 물가상승 움직임에 대해 경제계는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주된 원인으로 분석한다. 서민층의 살림살이를 돕겠다는 취지의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서민경제에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취약계층의 고용이 되레 불안해지고 물가마저 오른다면 최저임금 정책에 대한 재고는 마땅한 일이다.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반영이 아직 온전치 못한 데 있다. 앞으로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에 따라 물가는 얼마든지 변수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경기마저 나빠져 소비자가 지갑을 닫는다면 우리 경제의 경기침체는 더 심화될 것이 뻔하다. 물가당국은 시중의 물가인상 움직임에 보다 신속히 대응해 서민 가계의 불안감을 잠재워 줄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