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해가 50일 밖에 뜨지 않는 나라가 있습니다. 전쟁에 패해 영토 대부분을 뺏기고 남은 땅은 척박한 황무지. 사람들은 술과 노름, 다툼과 폭력으로 불행한 날들을 보냅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합니다. 한스는 이렇게 회상합니다. “학교에 가는 것 자체가 공포였어요. 끊임없이 외우게 하고, 시험을 보고, 아이들을 처벌하는 학교는 마치 지옥 같았습니다. ” 덴마크 이야기입니다. 한스는 유명한 동화 작가 한스 크리스티앙 안데르센이지요.

그로부터 200년 후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유엔 행복지수 조사에서 4년 연속, 세계에서 최고로 행복한 나라로 덴마크가 뽑힙니다. 200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요? 변화의 중심에 시인이자 철학가 한 사람이 있습니다. 30대 초반이었던 이 시인은 잘못된 학교 교육을 바꾸기로 결심합니다. 농촌 마을에 작은 학교를 세우고 ‘폴케호이 스콜레’라 이름 짓습니다. 당시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혁신적인 교육을 시행합니다. 첫째 모든 시험을 없앤다. 둘째 암기 위주의 교육을 철폐한다. 셋째 책과 토론으로 교육한다. 넷째 전 국민을 교육한다.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토론 수업으로 확 바꿉니다. 나아가 교육은 아이들만 받는 것이 아니라며, 전 국민이 평생 지속적으로 누려야 할 과정으로 인식하고 폴케호이 스콜레를 국민 교육 기관으로 발전시킵니다. 그 시인이 바로 그룬트비입니다. 안데르센, 키에르케고르와 함께 교류하며 그는 덴마크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한 사람이 깨어 있고, 그가 뿌린 씨앗으로 인해 덴마크는 피폐한 나라에서 울창한 숲으로 가득한 세계 최고 명품 국가로 우뚝 섰습니다.

지금 여기, 우리 교육을 돌아봅니다. 여전히 학생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고, 강자의 편에 길들여져 고분 고분 말 잘 듣고 고개를 숙이게 길들이는 일그러진 교육입니다. 사교육 없는 세상이라는 단체를 세운 한 교사의 말이 기억납니다.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을 보면서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은 비겁한 일이다.”

절망의 상황에서 그룬트비는 “밖에서 잃은 것을 안에서 찾자!” 외치며 동지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인위쩐은 사막을 보며 꽃 피고 열매 맺히는 숲을 꿈꾸었습니다. 모두가 어쩔 수 없지, 고개 돌리고 자기 문제에만 집착할 때 저 멀리 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그대를 존경합니다.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함께 별을 바라보는 이들을 부지런히 찾아 연대하는 일들을 그대가 멈추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조신영 인문학365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