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안동시장
오늘 새벽 안동부 신목제사로
지역 발전·시민 안녕 기원
하회마을서도 서낭당 등
3곳서 동제 후 지신밟기 행사

정월 대보름 안동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며, 웅부공원 느티나무 앞에서 ‘신목 제사’를 올리고 있다. /안동시 제공

[안동] 예로부터 안동에선 안동부사나 군수가 부임하거나 퇴임할 때 진행하던 지역만의 특이한 의전(儀典)행사인 당제(堂祭·마을공동체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례)가 정월 대보름에 열렸다.

18일 시에 따르면 안동부의 당제는 기록이 없어 시작연대는 알 수 없으나 1930년경에 조사 보고된 ‘한국의 지리 풍수’에 기록된 것으로 보아 조선 초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매년 정월 대보름 첫 시에 고을의 책임자가 지내온 전통풍습이다.

대보름날인 19일 새벽 권영세 안동시장은 지역 발전과 17만 시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안동부 신목제사’를 웅부공원에 있는 신목 앞에서 올렸다.

옛 군수 관사터인 웅부공원에 자리 잡은 신목은 800살이 넘은 느티나무다. 높이 15m, 직경 2m를 웃돌며 신라 때 의상대사가 심은 나무라는 전설이 내려온다.

제주(祭主)인 권 시장은 신목 제사를 위해 제사 3일 전부터 근신하며 몸가짐을 깨끗이 하고, 과일, 어육, 편(떡)류 등 제수를 마련해 제사를 지냈다. 음복은 대보름 아침 안동시청 부서별로 제사에 올린 떡을 봉송해 전 직원이 나눠 먹었다.

또 세계유산 하회마을에서도 마을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동제를 지낸다. 정월 대보름 아침 6시 30분 하회마을의 주산인 화산(花山)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서낭당을 시작으로, 중당(中堂)인 국신당(國神堂)과 하당(下堂)인 삼신당(三神堂) 등 3곳을 돌며 동제를 올린다. 제사 후에는 삼신당, 양진당, 충효당을 돌며 지신밟기를 했다.

특히 안동에서는 신격화된 신앙으로 발전한 공민왕 관련 동제도 있다.

‘홍건적의 난’으로 안동에 몽진한 공민왕을 추모하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공민왕 관련 동제는 △도산면 가송리 딸당 △용상동 공민왕당 △예안면 정자골 며느리당 △신남리 딸당 △풍산읍 수리 국신당 △도산 내살미 왕모당에서 각각 열린다.

안동에선 또 천연기념물 제275호로 지정돼 있는 600살 난 ‘녹전면 사신리 느티나무’와 천연기념물 제174호이며 전국에서 유일한 소태나무 노거수인 ‘길안면 송사리 소태나무’에도 제사를 지내며 고유의 민속신앙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정월 대보름은 농경사회에서 한 해의 시작이며, 가장 중요한 날이기도 하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으나 의미 있고 중요한 날에는 세습풍습이 행해진다. 그 세시풍습의 거의 절반이 정월에 치러지고, 그 절반 이상이 정월 대보름에 행해진다.

/손병현기자

    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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