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인 대구·경북 등 전국서
참배·미사 연이어 열려
자화상 새긴 기념메달 제작도

선종(善終)하는 순간까지 “고맙습니다. 사랑하세요.”라고 말하며, 평생 사랑과 나눔의 삶을 전파하려 했던 김수환 추기경.

지난 16일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기를 맞아 그의 고향인 대구·경북 지역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김 추기경을 기리는 추모 행사와 참배, 미사 등이 이어지고 있다.

천주교대구대교구는 16일 오전 11시 계산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의 집전으로 김 추기경 선종 10주기 추모 미사를 열었다. 추모 미사를 집전한 조환길 대구대교구장은 강론을 통해 “자신의 삶을 통해 그리스도교 영성을 증거한 ‘그리스도인’이자 인간 존중과 사랑 실천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구현한 김 추기경의 영성을 실천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교회와 각자가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생가가 있는 군위군도 이날 김영만 군수와 심칠 군위군의회의장, 군의원, 간부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군위읍 용대리 김수환 추기경 생가를 찾아 참배했다. 참석자들은 헌화와 묵념을 하며 추기경 선종 10주기를 기렸다. 생가는 김 추기경이 군위보통학교를 마치고 대구가톨릭대 전신인 성유스티노신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다. 군위군은 올해부터 김 추기경 탄생일(1922년 5월 8일)에 즈음한 매년 6월 사랑과 나눔공원에서‘김수환 추기경 추모문화제-사랑과 나눔 문화축전’도 열 계획이다. 또 추기경의 어린 시절과 업적 등을 기리는 뮤지컬을 제작해 선보일 예정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16일 오후 2시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의 주례와 주교들의 공동집전으로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추모미사는 가톨릭평화방송(cpbc) TV로 생중계했다. 또한 16일을 전후해 기념사진전, 심포지엄, 토크콘서트, 기념음악회도 명동대성당 일대에서 열고 있다.

김수환추기경연구소도 17일과 18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각각 토크콘서트 ‘내 기억 속의 김수환 추기경’과 ‘선종 10주기 기념음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조폐공사는 추기경의 얼굴과 자화상이 새겨진‘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년 기념메달’을 제작, 오는 23일까지 명동 1898광장에서 전시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는 이번 기념메달 판매 수익금 일부를 김 추기경의 나눔 정신을 이어가는 (재)바보의나눔에 기부할 예정이다.

가톹릭출판사는 김수환 추기경의 손 글씨를 본떠 디지털 서체를 만들었다. 다음달 22일 오후 2시 가톨릭출판사 마리아홀에서 서체 봉헌식과 발표회를 연다.

김수환 추기경은 1922년 대구에서 독실한 가톨릭 집안의 막내로 출생해 1951년 대구 계산주교좌성당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1969년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한국 최초의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당시 전 세계 추기경 134명 중에서는 최연소(47세) 서임이었다. 1951년 9월 대구 계산동 주교좌성당에서 사제로 서품된 뒤 경북 안동성당(지금의 안동교구 목성동주교좌성당)에 부임해 사제의 첫 발을 내딛었다. 또 대구대교구장 비서, 김천성당(지금의 대구대교구 황금동성당) 주임신부와 대구에 본사를 둔 가톨릭시보사(현 가톨릭신문사) 사장을 지내는 등 대구·경북과의 인연은 각별했다. 한국 현대사의 ‘큰 어른’으로 살아온 그는 2009년 2월 16일 영면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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