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주한동대 교수
김학주 한동대 교수

세계적으로 원자력을 혐오하는 분위기다. 잘못 관리해서 재앙을 부를 수 있고, 또 평화를 위협하는 물질로 간주되곤 한다. 과연 원자력은 우리에게서 멀어지는 것일까?

영국에서는 발전시설을 선택함에 있어 신재생과 원자력을 놓고 논쟁이 붙었다. 둘 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으나 신재생이 원자력보다 싸졌다는 주장이 있었다. 영국에서 1MWH당 발전비용이 해상풍력은 76달러인데 비해 원자력은 122달러라는 것이다.

그런데 좀 더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첫째, 원자로는 발전용량의 90% 가량 전기를 얻을 수 있다. 1GW의 전기를 얻기 위해 1.1GW정도의 발전 설비를 갖고 있으면 되는 셈이다. 반면 신재생은 발전용량의 50% 정도 전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똑 같은 1GW의 전기를 얻기 위해 2GW의 발전 시설이 필요하다.

둘째,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의 경우 발전이 간헐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고,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배터리를 비치해야 한다. 그런데 예상외로 오랜 기간 발전이 안되면 배터리로 전기를 모아도 부족할 수 있고, 이 경우 지역경제가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보조 발전원이 필요하다. 쉽게 켰다 끌 수 있는 천연가스 발전기가 별도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도 원자력이 신재생보다 비싸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물론 신재생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기법을 통해 미래 발전량을 예측할 수 있다면 보조발전원을 없앨 수도 있다. 그런데 원자력도 발전소 건설의 공기를 단축시키는 등 발전 단가를 낮추고 있다.

일본처럼 화산, 지진이 활발한 지역에서는 원자력 발전이 경제성을 떠나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지역, 특히 중국, 중동 등 경제성장을 위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지역에서 원자력이 기저발전원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 원자력 기자재 제조 업체들은 이미 도산했거나 쓰러진 상태다. 어느 업체가 어떻게 회생할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차라리 우라늄 가격의 반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투자에 있어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한편 군사적으로도 세계는 비핵화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1987년 러시아와 맺은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잠정 중단했다. 핵무기 개발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이 조약을 먼저 위반했다고 밝혔으나 미국이 조준하고 있는 대상은 러시아가 아니라 패권을 다투고 있는 중국이다. 중국은 이 조약에 서명을 하지 않았다. 미국과 달리 아직 핵미사일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최근 중국의 해군 및 공군 군사력 확장에 예민하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이 조약을 파기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는 이렇게 신냉전 분위기로 접어드는 반면 미국이 북한에 우호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미국은 중국 핵 확산을 걱정하고 있는데 만일 북한 핵이 중국의 통제 아래 놓인다면 골치아플 것이다. 북한에 적당한 보상을 주고 북핵을 삭감 또는 제거할 수 있다면 큰 성과일 것이다. 따라서 대화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그 대화의 결과가 원하는 방향과 다를 때 기대는 증오로 돌변할 것이다. 그러므로 아직 남북경협주에 일방적인 낙관은 금물이다. 즉 이벤트가 있을 때 단기 트레이딩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세계적으로 신냉전 기류가 흐른다면 보잉, 록히드마틴, 제너럴 다이나믹스 등 미국의 국방관련주에 관심이 간다. 이들 주가는 리먼사태 이후 급등했었다. 저성장, 유동성 장세에서 안정성장주로서의 프레미엄이 극대화됐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트럼프의 무리한 재정정책으로 인해 미국 국방예산이 감축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주가가 하락했지만 신냉전 추세가 구조적이라면 그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므로 조정시 매집이 바람직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