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공립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김하은 씨와 설진희 씨가 대구대 기숙사 옆 공원 벽화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나란히 공립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김하은 씨와 설진희 씨가 대구대 기숙사 옆 공원 벽화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나란히 공립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김하은 씨와 설진희 씨가 대구대 기숙사 옆 공원 벽화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학의 같은 학과 동기이자 기숙사 룸메이트로 서로 눈과 발이 되어 준 두 장애학생이 공립 교사 임용시험에 나란히 합격해 화제다.

대구대 특수교육과 15학번인 김하은(22) 씨와 설진희(26) 씨는 최근 발표된 ‘2019학년도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서울과 울산 지역에 합격했다.

두 사람은 22일 졸업식을 앞두고 졸업 전 합격에다 졸업식 때는 총장 모범상을 받게 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김하은 씨는 전혀 볼 수 없는 선천성 시각장애 1급, 설진희 씨도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힘든 지체장애 1급이다.

친자매처럼 지냈던 두 사람의 인연은 신입생 입학식 때 옆자리에 앉게 되면서부터로 1학년 때 같은 기숙사 옆방에 살면서 친해졌고 2학년 2학기 때부터는 아예 같은 방을 쓰기 시작했다.

이들은 2년 넘게 기숙사 방을 함께 쓰면서 서로 눈과 발이 돼 주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하은 씨가 임용시험을 준비하면서 동영상 강의를 들을 때 그림이나 도표는 진희 씨가 직접 설명해 주곤 했다.

또 휠체어를 탄 진희 씨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물건을 하은 씨가 꺼내주는 등 기숙사에서 함께 손발을 맞춰 음식을 해 먹는 등 서로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받으며 우정을 키웠다.

김하은 씨는 “비장애학생과 룸메이트를 하다 보면 아무래도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아서 괜히 미안해 질 때가 있는데, 진희 언니와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면서 “서로 부담 없이 지내다 보니 마음까지 터놓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사범대학 특성상 같은 수업을 많이 듣게 된 두 사람은 함께 과제를 할 때가 잦았고, 시험공부 때는 서로 모르는 부분을 가르쳐주는 등 학업 면에서 상호 부족한 부분을 채워줬다.

일상생활에서도 서로에게 의지해 학과 친구들이 “엄마와 딸”로 부를 정도였다.

학내 동아리 활동도 함께하고 장애인 여행 활성화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기아자동차 대학생 모빌리티 프로젝트 ‘초록여행 하모니 원정대’)에 같이 참가하는 등 과외 활동도 함께해 방송 뉴스와 다큐 프로그램으로 소개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취업에 막막해하는 장애학생들의 진로와 직업을 함께 고민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진희 씨와 하은 씨는 앞으로 서울과 울산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겠지만, 마음 속 발걸음은 언제나 함께 하는 변치 않는 우정을 다짐했다.

/심한식 기자 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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