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울산시 “내정됐다” 산자부 “사실 아니다” 경북도·경주시 “반드시 경주 와야”
부산시·울산시 “내정됐다” 산자부 “사실 아니다” 경북도·경주시 “반드시 경주 와야”
  • 이창훈·/박형남기자
  • 등록일 2019.02.12 20:35
  • 게재일 2019.0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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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원 사업 규모 원전해체硏 유치 경쟁 ‘일촉즉발’
부산과 울산시가 언론보도를 통해 원자력해체연구소 입지가 부산과 울산 경계지역으로 내정됐다고 밝히면서 경북도와 경주시가 산자부에 항의 방문하는 등 강력 반발 하고 있다. 사진은 12일 오후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전 전경. /이용선기자

원전해체연구소(이하 원해연) 유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정부가 ‘동남권’으로 애매하게 위치를 정한 데다 탈원전 정책의 핵심기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연합 전선을 꾸린 부산시와 울산시가 원해연이 두 지역의 경계지역으로 내정됐다고 발표했으나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어 새로운 지역 갈등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3월 말로 예정된 정부의 원해연 입지 발표를 앞두고도 경주시가 원해연 최적지로 꾸준히 거론되자 거짓 여론몰이를 시도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일부 언론 부산·울산 내정설에
경북도, 산자부 항의 방문 소동
당국 내부 검토 안갯속 상황서
경주 앞서자 여론몰이 나선 듯
경북도·경주시·지역 정치권 등
역전 분위기 감지에 위기 공감

유치 당위성 앞세워 집중 공세

일부 언론이 12일 “원전해체연구소의 입지가 부산과 울산 경계지역으로 사실상 내정됐다”며 “산업통상자원부의 연구용역에서 부산 기장군 장안읍과 울산 울주군 서생면 접경지역이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면서 원해연 유치를 원해온 경북지역에 충격파를 던졌다. 또 “현재 정부·지방자치단체·한국수력원자력·민간 자본 등 원해연 설립 참여자의 지분 분담 비중을 조율 중”이라고도 했다.

원해연 유치에 사활을 걸어온 경북도와 경주시는 발칵 뒤집혔고, 즉각 산업통상자원부를 항의 방문했다. 한국당 대구·경북 의원들도 오는 18일 대구에서 이와관련해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전강원 경북도 동해안전략산업국장을 비롯한 이영석 경주시 부시장은 산자부 원전환경과를 긴급 방문해 원전해체연구소의 경주 설립 당위성을 다시 한 번 강력히 건의했다. 또, 지역 국회의원인 김석기 의원(경주)과 곽대훈 의원(대구 달서구갑)도 언론내용에 대한 산자부의 즉각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언론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원전해체연구소 설립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산자부는 또 원해연 설립과 관련해서는 현재 입지와 규모, 방식 등 다양한 검토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론적인 입장이어서 정책당국의 내부 검토상황은 오리무중이다.

부산과 울산의 일방적인 흘리기(리크)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자체간 공방전도 예상되고 있다. 김승열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 원자력정책과장은 “부산시와 울산시가 확정되지 않은 내용으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산자부를 방문해 언론보도 내용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경북도의 유치 당위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원해연은 14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원전해체산업을 이끄는 중심기관인 만큼 앞으로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경주시와 울산시, 부산 기장군 등 3개 지자체가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울산시와 부산시는 지난해 말부터 공동유치로 작전을 변경했다. 한국수력원자력 본사를 비롯해 한국원자력환경공단(KORAD), 중·저준위방사능폐기물처리장 등을 비롯한 원전관련 핵심 기관·시설이 밀집해 있는 경주시가 최적지로 평가되자 연합 전선을 꾸린 것이다. 전국 원전의 50%인 12기가 경북에 몰려 있다는 점도 경주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날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원전해체연구소가 경주에 입지한다면 경북은 원전의 설계∼건설∼운영∼해체∼처분으로 이어지는 원전산업 전주기 사이클이 완성된다”며 “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신규원전 백지화, 노후원전 조기폐쇄 등 직·간접적인 피해를 경북이 가장 많이 받게 된 것이 사실인 만큼 기필코 원전해체연구소를 도내에 유치해 낙후된 지역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힘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원해연이 경주가 아닌 다른지역으로 결정될 경우 경북지역민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를 전망이다. 경북 동해안은 원전산업 위주의 산업구조가 고착된 상태에서 탈원전 정책이 추진되면서 가장 큰 피해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를 비롯해 울진의 신한울원전 3·4호기 설계 중단, 영덕 천지원전 1·2호기 백지화 등으로 9조원이 넘는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 천문학적인 피해가 예상되지만, 정부의 피해 대책이나 대안사업 추진계획은 안갯속이다. 현재 천지원전이 무산된 영덕군은 정부의 백지화 발표 이후 원전 예정부지 324만㎡ 가운데 18.9%만 한국수력원자력이 매입한 상태로 사유재산권만 침해당한 채 아무런 대책 없이 버려져 있다.

장석춘 자유한국당 경북도당위원장은 “원전해체연구원의 경우 당초 입지와 유치 의지 면에서 경북지역이 가장 유력했지만, 최근에는 타지역으로 기울어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원전 대부분이 밀집해 있으면서 탈원전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경북 지역이 유치에서 배제되는 것은 경북도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훈·/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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