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야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야
  • 등록일 2019.02.12 20:16
  • 게재일 201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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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경북도청본사 취재본부장
이창훈
경북도청본사 취재본부장

경북도가 최근 대형 국책사업에서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경북민 뿐아니라 최고 수장인 이철우 도지사의 심적 고민이 커 보인다. 경북도는 최근 예타면제 사업에서 당초안보다 크게 뒤진 동해중부선 단선철도안 4천억원 확보에 그쳤다. 물론 김천~거제노선인 남부내륙철도안에 경북구간이 30% 이상 포함됐다지만, 경북으로서는 실망스럽다. 그마저 경북구간 35㎞에는 신설 역사가 한 곳도 없는 용역보고서가 드러나면서 이게 과연 경북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소리가 무성하다. 과거 김관용 지사 시절부터 공을 들여온 원자력해체연구센터도 물건너가는 분위기다. 아직 공식발표는 안됐지만 부산·울산지역으로 거의 굳어지는 분위기라 경북에서는 눈 위에 서리까지 맞은 모양새다. 지금 경북은 이러한 일련의 상황에 대해 마냥 슬퍼하거나 분노할 수 없는 다급한 실정이다. 훨씬 더 중요한 국책사업결정이 목전에 닥쳤기 때문이다. 당장 코앞에 닥친 것이 SK하이닉스의 구미 투자유치다. SK하이닉스는 향후 120조원을 들여 반도체특화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으로 유치만 된다면 경북형일자리가 성공을 거두는 것 뿐 아니라 미래 먹거리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유치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경북도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현재 도백의 위치를 보면 ‘노력해도 결과가 뒤따라 주지않는 뻘속에 갇힌 형국’이다. 다가오는 사업들이 녹록지 않아, 이리저리해도 비난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에 있다. 그러나 이런때 일수록 평정심을 갖고 냉정하게 대처해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SK하이닉스 투자유치는 죽어가는 구미경제를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다. 이를 유치하기 위해 감정을 앞세우는 동정론은 피해야 한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대기업인 만큼 사회적 책무를 무시해서는 안 되겠지만, 냉혹한 기업논리를 많이 지켜봐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을 설득할 수 있는 수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하이닉스가 구미에 오는 것이 보다 유리하다는 유인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현대자동차가 미국에 진출할 당시 미국은 거의 무상이나 다름없는 부지를 대여한 것을 비롯, 현대차가 투자하는 비용 정도를 현지에서 투자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가 이어졌다.

또 통합공항도 있다. 가능한한 빨리 부지라도 선정해 불필요한 소모성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프로젝트로 지역경기를 부양해야 한다. 문제는 이들 사업 면면이 경북의 100년을 만들 거대 프로젝트지만 한번 손에 넣기가 만만찮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결과가 좋지 않을 때는 어김없이 비난의 화살을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다. 경북도는 이러한 비난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대형프로젝트를 감내할 ‘컨트롤 타워’ 조직도 만드는 등 보다 이성적인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적임자 찾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인재풀을 만들고 삼고초려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또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경북도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지는 않는지도 되짚어 봐야 한다. 최근 정부 여당의 한 실세는 사석에서 “현재 경북도는 대형국책사업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는 등 최악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지사가 그냥 양반으로 있으면 안 된다. 청와대 앞에서 삭발시위라도 하든지 아니면 도의원들과 함께 상경투쟁을 하는 등 보다 강력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번 곱씹어 봄직하다. 또 지사는 우선순위가 낮은 것은 실무자들에게 과감히 이양하고, 보다 큰 문제에 올인하는 선택과 집중도 필요해 보인다. 인간의 능력은 한계가 있어 소소한 일에 신경쓰면 큰 일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지금 당장은 외롭고 힘들지만 인내를 거듭하며 아이디어를 생산해야 한다.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기해년 경북도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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