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한국은행포항본부 기획조사팀장
김진홍
한국은행포항본부 기획조사팀장

세계 각국이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관세 및 비관세장벽을 높이 세우고 있어 우리 산업들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경북 경제를 견인하였던 구미와 포항 지역경기도 여전히 흐린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가계,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은 불투명한 시야에 갑갑해하는데 그치지 않고 시야가 밝아졌을 때 주저 없이 달릴 수 있도록 체력관리에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지닌 약점이 무엇인지 진단하여 철저히 보완하는 한편 장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개발과 혁신을 하나하나 준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경북 수산업도 앞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다 철저하게 영세성을 탈피하고 기업화를 위한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어가들은 지금이 위기상황이라는 것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수입적인 성과가 다른 지역 어가보다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2017년도 경북 어가 가구의 어업종사원 1인당 연간 생산금액은 1억3천533만2천원으로 전국 어가가구의 어업종사원 1인당 평균 생산금액인 8천454만3천원의 1.6배 수준에 이른다. 금액기준으로만 보면 높은 생산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사실 어획량이 감소하여 수요를 맞추지 못하면서 가격이 폭등한 결과에 불과하다. 일례로 오징어가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하지만 이와 같은 수산물 중 특종 어종의 가격 급등현상은 장기간 지속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잡히지 않아 공급이 부족하면 언제든지 어디에서건 수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갈치, 홍어, 고등어 등의 수입이 늘어나면서 우리 식탁이 국제화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때문에 생산금액의 높낮이는 절대적인 경쟁력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물량적인 수치는 어떠한가. 결코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북 수산업을 책임지는 어가 수는 2017년 기준 2천898가구, 어가종사원수는 4천 3백33명으로 1997년 대비 어가 수는 -57.2%, 종사원수는 -51.1%로 20년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전국도 마찬가지지만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면 어가수와 종사원수는 각각 -47.1%, -49.4%로 경북보다는 나은 편이다. 어선 수도 2017년 3천3백87척으로 20년 전에 비해 30.0%가 줄었는데 이는 전국의 -17.6%보다 훨씬 많이 줄어들었다. 어획량이 감소한 탓으로 돌리고 싶지만 어선 수가 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폭 감소하였는데도 2017년 어선 1척당 평균생산량은 전국 49.1t, 경북 33.9t이고 같은 기준 어가 1가구당 생산량도 전국 62.1t, 경북 41.0t으로 물량적인 경쟁력은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경북 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라고 할 수 있는 생산인력, 생산자본(선박) 모두 현재의 감소추세를 고려한다면 앞날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물량면의 부족한 수치는 경북 어가의 고령화와 어선의 노후화가 동시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경북 수산업이 생존하고 지속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젊은 피를 수혈하면서 보다 최신형의 어선도 함께 갖추어야만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잡는 어업에 그치지 않고 기르는 어업도 함께 육성시켜야함은 물론이다. 또한 청년 어부를 확보하고 활어중심에서 벗어나 이를 가공 식품화하고 유통판매는 물론 수출까지 염두에 두는 경북 수산업의 6차산업화가 시급하다. 하루하루 어획량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미래를 생각하면서 지역별 어가들이 힘을 합쳐 회사나 조합형태의 법인화를 통해 생산, 가공, 유통, 판매까지 책임지는 수산분야의 서플라이체인 일원화를 지금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