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PASS 신호 끊긴 해상
구조정 출동 10~20분 거리
해경 초기 대응 아쉬워

지난 4일 울릉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울릉수협선적 88태영호(3t·연안복합어선) 및 선장 최모씨(57) 실종사건과 관련해 해양경찰의 초기 대응이 잘못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어민들에 따르면 88태영호가 침몰하면서 자동적으로 신호를 보내는 V-PASS(어선자동위치발신장치)가 작동하면 동해해양경찰서상황실, 울릉도인근 경비함, 해경울릉파출소에 신호가 잡히도록 되어 있는데 현장 출동 등 구조대책이 시행되지 않았다는 것.

태영호는 지난 4일 오후 7시 21분께 울릉도 저동항 북동방향 8km 해상에서 마지막으로 V-PASS 신호가 끊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해경은 이 신호가 울리면 주변어선에게 상황을 전달하고 현장으로 출동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날 태영호가 사라진 주변 2~3마일 해상에는 3~4 척의 어선이 조업 중이었고 조난 선박에 대한 정보는 ‘수협조업정도 알리미’를 통해 곧바로 알 수 있어 신속한 구조활동에 나설 수 있었다.

또 해경울릉파출소에는 18t급 규모로 평균속도 35노트(최대속력 40노트) 이상 운항이 가능한 연안구조정이 배치돼 있다. 태영호가 침몰했을 경우 자동으로 발신되는 V-PASS의 신호에 따라 해경 연안구조정이 출동할 경우 10~20분이면 현장에 도착할 수 있는 위치라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해경은 다음날인 5일 오전 7시께 선장 부인 박모씨(42)의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부인 박씨는 남편이 4일 오후 7시30분께 기상악화로 귀항하겠다는 전화를 받았지만 아침까지 연락이 없어 해경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장인선 해경울릉파출소장은 “태영호의 V-PASS의 신호가 울렸다면 당연히 출동했다”며 “태영호는 2차 단말기 설치 어선으로 기울기 지수 70도가 되면 경보가 울리는데 V-PASS에 기록된 태영호의 최종 위치 수신 상태의 기울기 지수는 9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장 소장은 특히 태영호의 위험 경보가 수신되지 않은데 대해 “선장인 최씨의 수동 조작에 의한 SOS 버튼 조작이 없었고, 기울기 지수 70도 이상인 위험 경보 조건을 충족하지 않아 자동경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4일 오후 7시께 울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울릉수협선적 88태영호(3t·연안복합·승선 1명) 및 선장 최모씨(57)는 사고 발생 7일째 사고원인은 물론 흔적도 찾지 못하고 있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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