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50명 안팎 어르신 점심해결
윤성희․이장춘 씨 부부 등 14년째 봉사
질환자 많아 월 1회 무료진료 ‘절실’

자원봉사자들이 7일 포항만나의집에서 배식 뒤 지극정성을 다해 봉사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7일 포항만나의집에서 배식 뒤 지극정성을 다해 봉사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포항지역 장애인․독거어르신들에게 생명줄과 같은 무료급식소가 있어 주위를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포항시 북구 대흥동 역전파출소 인근에 자리 잡은 포항만나의집에는 하루 평균 150명 안팎의 독거노인, 장애인, 기초생활대상자가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기초생활수급비(최고 50여만 원)나 기초생활수급비와 기초연금(2만5천원~25만원)을 포함해 50여만 원을 받아 힘들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잦은 병치레로 만만치 않은 병원비와 약값 등으로 끼니마저 해결하지 못할 때가 많아 이들에게는 만나의집이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로 반갑기만 하다.
이들 중에는 20~30분씩 걸어 이곳을 찾아 점심을 해결하는 이도 적지 않다. 휠체어와 유모차에 의지해 이곳을 찾아 식사를 하고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적적한 마음을 달래곤 한다.

독거어르신들이 7일 포항만나의집에서 식사를 기다리고 있다.
독거어르신들이 7일 포항만나의집에서 식사를 기다리고 있다.

김모(85․여)씨는 “혼자 살다보니 끼니를 거를 때가 많아 2년 전부터 만나의집을 찾아 점심을 먹고 있다”며 “구 청룡회관 주변에서 20여 분간 휠체어를 타고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모(79)씨는 “매일 만나의집 배식시간이 기다려진다”며 “따뜻한 밥이 있고, 말동무들이 있는 만나의집이 삶의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월남전에 참전했다는 한모(74)씨는 “고혈압 등 2가지의 성인병을 앓고 있지만, 만나의집에 오면 축복기도와 자원봉사자들의 친절에 지병마저 잊게 된다”고 고마워했다.

포항만나의집 자원봉사자들이 배식하고 있다.
포항만나의집 자원봉사자들이 배식하고 있다.

14년째 만나의집에서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포항중앙교회 윤성희(72) 은퇴권사와 이장춘(74) 은퇴안수집사부부는 “평소 나누는 것을 좋아했지만 나눌 물질이 없어 안타까웠다. 그러던 중 만나의집을 알게 됐고, 이곳에서 달란트(재능)로 섬길 수 있어 기뻐다”며 “매일 내 가족이 먹는 음식으로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음식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주님을 섬기듯 어르신들을 섬기고 있다”며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어르신들이 많아 월 1회라도 이곳에서 무료진료가 이뤄진다면 어르신들의 노후가 더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포항만나의집은 IMF 외환위기를 맞은 1997년 노숙자가 늘어나자 포항시기독교교회연합회에 의해 설립됐다.
이곳에는 월~토요일까지 주 6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2시30분까지 배식이 이뤄지고 있다. 명절에는 연휴기간 먹을 수 있는 떡국, 과일, 떡과 양말을 선물로 전달하고 있으며, 둘째 주 화요일엔 삼계탕, 토요일엔 국수, 카레, 자장면 등 특식을 제공하고 있다.

자원봉사는 윤성희 은퇴권사부부와 포항중앙교회, 제일교회, 동부교회 등 28개 교회 교인들이 담당하고 있다.
재료비는 포항시와 포항시기독교연합회에서 지원하고 있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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