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은퇴 선언한 기성용
SNS 통해 솔직한 심정 드러내

기성용. /연합뉴스
“제가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변화를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떠나는 게 맞는구나’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축구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기성용(30·뉴캐슬)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계정을 통해 팬들에게 대표팀을 떠나는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기성용은 31일 인스타그램에 “사실 어떤 말로 시작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 글을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라며 “지난 10년 동안 많이 부족한 저를 응원해주시고 격려해 주신 팬분들에게 정말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이제는 이 자리를 내려놓으려 한다. 돌이켜 보면 부족했던 부분이 참 많았는데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았던 것 같다”라며 “특히 대표팀의 주장을 맡으면서저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항상 좋은 축구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제 마음처럼 결과를 얻지 못해 많이 힘들었다. 이번 아시안컵 또한 아쉽고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제가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대표팀의 변화를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은퇴 이유를 설명했다.

기성용은 “저 자신을 돌아보며 고민하고 생각하게 됐고 ‘이제는 떠나는 게 맞는구나’라는 확신을 하게 됐다”라며 “앞으로 대표팀이 젊고 신선한 팀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믿고 기대하고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2008년 9월 5일 요르단 평가전을 통해 태극마크를 처음 단 기성용은 올해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필리핀전까지 A매치 110경기를 뛰면서 10골을 터트렸다.

빠르고 송곳 같은 패스로 대표팀 전술의 핵심 역할을 담당해온 기성용은 3차례 월드컵(2010년·2014년·2018년)과 세 차례 아시안컵(2011년·2015년·2019년)을 경험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홍명보호’에 탑승해 동메달 획득에도 힘을 보탰다.

기성용은 “10대 후반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정말 너무 행복했다. 한 경기 한 경기 정말 꿈같은 순간이었고 다시는 제 인생에 이러한 순간들이 오지 않을 것 같다”라며 “이제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을 수는 없지만, 밖에서 항상 대표팀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한 단계 더 한국 축구가 발전 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이 마음껏 경기장을 누빌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헌신해주신 모든 지원스태프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2년 월드컵까지 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 부탁드린다. 여러분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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