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승 주

동굴 같은 방안

부팅을 한다. 오늘도

돌거울 같은 액정창 속에서

수렵의 연대를 만난다

선바위를 돌아오는

피리소리, 들소를 부르는

어둠의 둘레에 드러나는

들소의 무리

너무 오랜 그때를 재생하는

내가 사랑하는

들소의 눈망울

나는 지금

일만 이천 년을 거슬러

동굴 암벽에

붉은 들소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