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 명절에는 아무리 바빠도 옷장 깊숙이 보관해 뒀던 한복을 꺼내 입어보자. 그래도 명절 분위기를 살리는 데는 한복이 제일이다.

돌아오는 설날에는 장롱에 고이 모셔놓은 한복을 꺼내 거풍하는셈 치고 입고 나들이를 해보자. 색깔부터 고운 우리네 한복이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할 것이고, 어른들께 곱다는 덕담도 듣게 될 것이다. 덤으로 세뱃돈도 받게 될지 모르니 복주머니도 꼭 지참하길 바란다. 설 연휴 동안 한복을 입으면 어지간한 궁이나 옛 건물은 입장료가 무료이니 이 또한 덤이 될 수 있다. 포항 한복전문점 소예의 추은월 대표는 “한복은 품위와 격식이 생명인만큼 단정하고 우아하게 입는게 중요하다”면서“돋보이는 한복 스타일을 완성하려면 속옷을 꼭 갖춰 입고 제대로 입어야 한복의 아름다움을 잘 살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여자한복 입는 법

여성들의 경우 한복을 예쁘게 입으려면 겉옷 못지 않게 속옷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여자 한복은 여성들의 몸매를 속옷에 감추고 그 흐르는 듯한 선을 강조하는 의상이므로 맵시있게 입으려면 속옷을 반드시 갖춰 입어야 한다.

속바지, 속치마를 갖춰 입는다. 속치마는 겉치마 보다 2~3cm 짧게 입어 겉치마 밑으로 빠져 나오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옷맴씨가 곱다. 또한 실루엣을 과장시킨 페치코트는 불편할 뿐 아니라 아름다운 곡선을 흐트리므로 평상복에는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복을 입을 때는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자연스러운 한복자태를 나타낼 수 있다. 치마는 겉자락이 왼쪽으로 여며지도록 입는다. 이때 치마 오른쪽 겉자락이 왼쪽으로 여며지도록 입는다. 이때 치마 오른쪽 끈을 치마 말기 안쪽으로 빼면 흘러내리지 않고 잘 고정돼 단정하다. 그다음 저고리를 입고 고름을 맨다. 저고리는 먼저 동정니를 맞추고 깃 고대와 어깨 솔기가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약간 앞으로 당겨 입어야 제 멋이 나며 이때 속적삼과 치마허리가 저고리 도련 밑으로 삐져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버선을 신는데 수눅(발등쪽 바느질 한 솔기)의 시접방향이 오른발은 오른쪽으로 왼발은 왼쪽으로 가도록 양쪽을 잘 잡아 중앙으로 마주보도록 당겨 신는다. 두루마기를 입었을 경우에는 치마자락의 앞폭을 여며 잡고 뒷자락을 여민다음 활동하기 좋게 허리띠를 맨다.

□ 남자한복 입는 법

남자의 한복은 바지-저고리-조끼(배자)-마고자-두루마기 순으로 입는다. 바지와 대님 매는 것만 신경쓰면 그리 어렵지 않다. 바지는 작은 사폭이 왼쪽으로 가도록 입고 큰 사폭을 허리 중앙에 접어서 왼쪽으로 주름이 가게 포갠다.

대님은 안쪽 복사뼈에 바지의 사폭 시접선이 닿게 한 후 발목을 감싸 듯 바짓부리를 돌려 바깥쪽 복사뼈에 접은 선이 닿도록 하면 된다. 대님을 대고 두 번 돌려 안쪽 복사뼈에서 한 번 묶는다.매듭은 리본 모양으로 묶되 발목 안쪽에 오게 한다. 외출시에 마고자 차림은 예의에 벗어나므로 반드시 두루마기를 갖춰 입고 마후라를 단정하게 매는 것이 예의다.

□ 한복에 어울리는 장신구

△노리개

노리개는 외형상 섬세하고 다채로우며 호화로운 장식이기도 하지만 정신적인 배경으로 ‘부귀다남’‘불로장생‘백사여의’등 행복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어느 장신구 보다 귀중히 여기고 아꼈다. 철에 따라 또 만드는 재료나 크기에 따라 위치나 방식이 다르다. 금·은 노리개는 주로 가을과 겨울에 사용하고 5월 단오부터는 옥노리개나 비취노리개, 단작노리개, 삼작노리개, 백옥, 비취, 당초, 십장생 등의 길조나 `아(亞)`자 모양을 새겨 여인들의 가족을 위한 염원이 담겨 있다. 자손만대의 뜻인 표주박 삼작이나 박쥐, 고추모양, 매미, 나비 모양의 노리개도 잘 어울린다.

△반지

반지는 많은 장신구 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다. 가락지는 예나 지금이나 부부언약을 의미해 정절을 나타내기도 한다. 겨울에는 금지환, 봄에는 옥가락지, 마노지환, 가을에는 칠보 가락지 등이 잘 어울린다.

△귀걸이

귀에 착 달라 붙는 형태로 착용하는 것이 좋다. 칠보, 금, 은, 옥, 수정 등 계절에 맞게 사용한다. 어떠한 한복에도 목걸이는 절대 착용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다.

머리는 업 스타일이 누구에게나 가장 잘 어울리며 긴머리는 단정하게 모아서 뒤로 넘겨 묶는다든지 뒤꽂이 같은 머리 장신구를 사용해서 멋을 내보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 한복의 관리 및 보관

한복은 올바른 세탁법과 보관법, 간단한 손질법을 알아두면 언제나 정갈하게 입을 수 있다. 한복은 큰 행사나 명절에만 입기 때문에 자칫 손질을 소홀히 하면 다시 해 입어야 하는 손실이 따르기에 정리 보관하는 법을 제대로 알아두면 편리하다.

평상시 한복을 자주 입는다면 꺼내기 쉽게 옷걸이에 걸어둬도 무방하지만 자주 입지 않는 한복을 구겨진다고 옷걸이에 오래 걸어두면 색이 바래고 올이 늘어져서 옷의 형태가 일그러진다. 그러므로 되도록이면 큼직하게 잘 개켜서 장롱에 보관하거나 넓직한 상자에 넣어 보관하도록 한다. 입을 때는 개켜진 부분의 고름, 소매, 치마폭 등은 꼭 다림질 해 입도록 유의한다. 한복은 소재가 얇고 섬세한 깨끼 바느질이 주종을 이루기 때문에 잦은 드라이클리닝을 하면 탈색되거나 바느질이 상할 우려가 많다. 음식물 얼룩이 생기면 마른천을 얼룩 뒤쪽에 대고 벤졸을 묻힌 후 젖은 천으로 가볍게 여러번 툭툭 두드리면서 얼룩을 지우도록 한다. 이때 손으로 얼룩 부위를 문지르거나 비벼서 천이 상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천연섬유인 명주나 자연염색 원단 등을 드라이 클리닝을 해야 하며 합성섬유는 손빨래를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손빨래를 할 경우 세탁기를 사용하면 옷감의 올이 튀거나 모양이 손상되기 쉬우므로 손바닥으로 살살 비벼서 빨아야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도움말 = 추은월 포항 소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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