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예타면제사업 최악 수확
중앙 예산집행 등 정보 깜깜이
동해안 고속도 필요성 역설 부족
통합신공항·SK 하이닉스 유치
너무 매몰돼 둔감 지적
지역 정치권도 책임면키 어려워

큰 기대를 걸었던 정부의 균형발전용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사업 선정에서 경북도 몫이 최악의 결과로 나타나 지역민들의 실망감이 크다. 당사자인 경북도 당국은 겉으로 어느 정도 만족감을 나타내, 시도민들의 반응과는 큰 온도차를 보여 대조적이다.

29일 발표된 예타 면제 사업에서 경북도는 동해선 단선 전철화가 선정돼 4천억원 확보에 그쳤다. 앞서 도는 동해안고속도로(7조원), 동해선 복선전철화(4조5천억원)를 각각 1, 2순위로 건의했다. 그리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영일만횡단 도로(2조원)라도 선정되기를 내심 기대했다.

막상 뚜껑을 열자 동해선 단선전철로 4천억원에 그치는 등 경우의 수 중 최악의 결과로 드러나, 시도민들 특히 동해안권 주민들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예타면제 사업 총 24조중 4천억원은 1.6%에 불과하다. 인구비중으로도 경북(268만명)은 우리나라 전체인구(5천181만명)의 5.2%를 차지하고 있는 점에 비춰 산술적으로도 실망감을 감출수 없다. 경북도는 동해안고속도로와 동해선 복선전철화가 어렵다면, 최소 영일만 횡단도로라도 바랐던 터라 시도민들은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는 애써 이번 결과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고 있다. 예타면제가 동해선 단선철도에 그쳤지만 김천~거제간 남부내륙철도가 선정되면서 이중 김천~성주구간이 경북도내 구간으로 총 33%를 차지하고 사업비도 약 1조7천억원에 달해 동해선 4천억원을 더하면 총 2조원을 넘겼다며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자위하고 있는 분위기다. 엄밀히 말하면, 남부내륙철도는 경남이 신청해 경북도는 반사적이익을 받은 것으로, 이를 경북도 몫으로 완전히 받아들이기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공무원들의 책임회피식 변명이 얼마나 지역민들에게 호소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이같은 참담한 결과에 대해, 그동안 경북도는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하지만 정보부족을 비롯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따가운 지적을 피할길이 없게됐다. 당초 균형발전위원회가 받은 예타사업신청에서는 사업비 제한이 없었지만, 기획재정부로 넘어오면서 예산이 걸림돌이 됐다. 이렇다 보니 타지역의 경우 1조원 안팎으로 사업비를 조정하는 등 예산문제에 발빠르게 대처했다. 그리고 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TK(대구·경북)는 쏙 빼고 시도지사 모임을 갖고 예타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루는 과정에서 예산문제로 인해 대형사업이 어렵다는 분위기가 흘러나왔다. 이날 기획재정부가 낸 보도자료의 상세 담당자 명단이 A4용지 2쪽에 이를 정도로 각 부처가 망라돼 있는 상태에서 어느 정도 도 공무원들이 실무진과 심도있는 접촉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정부내의 광범위한 통로가 구축돼야 하는 작업임을 알수 있다. 국가 균형발전위원회 외에 기획재정부의 재정관리국은 물론 예산실,정책조정국에다 과학기술부, 해양수산부, 산업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환경부 등 거의 전 경제부처를 망라하고 있다. 실제 도 공무원들은 정보가 ‘깜깜이’였음은 물론 동해안고속도로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호소력도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도의 수장들은 외유를 가거나 통합신공항 문제와 SK하이닉스 유치 등에 매몰돼 너무 둔감했다는 소리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큰 일을 해내기에는 조직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지역 정치권도 책임을 면키 어렵게 됐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최근 본사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항출신 향우들의 신년교례회에서 이같은 분위기를 전한데서도 엿볼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지역정치권 인사들은 중앙정계 요로에 영일만대교 건설을 위해 발벗고 뛰고 있다고 너나없이 나설 정도였지만 결과적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기위한 ‘숟가락얹기’였음이 드러났다. 지역정치권에서도 경북의 부족한 인프라확충을 위해 노력한 것은 사실지만, 정확하게 시세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할수 없게 됐다. 중앙정부와 현 여권의 정책만 탓하기에는 지역정치권이 너무 무력한 셈이다. /이창훈기자

    이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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