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원 추태로 전국적 망신에
농특산물 불매운동으로 곤욕
명예회복대책위 꾸려졌지만
“지역 이미지만 나빠진다”
상당수 군민들 ‘냉담한 반응’
지역민간 갈등양상으로 번져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 중 가이드 폭행 사건으로 인한 후폭풍으로 예천군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역 군의들의 추태로 전국적인 망신을 당한데다 이로 인한 농특산물 불매운동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민들간 갈등 양상으로 번지는 등 지역 전체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예천군의원들의 해외연수 중 가이드 폭행과 접대부 요구 사건으로 예천군의 명예가 실추되자 군민들은 곧바로 ‘예천 명예회복 범군민 대책위원회’를 발족시켰다.

대책위는 지난 25일 예천군의회 청사 앞에서 예천군의원 전원 사퇴를 통한 즉각적인 사태수습 등을 요구하는 ‘범군민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궐기대회는 지역을 망신시킨 군의원들을 강하게 비난했던 애초 분위가와는 달리 지역주민들의 외면 속에 썰렁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궐기대회에 참여한 예천 명예회복 범군민 대책위원회와 농민단체 일부 회원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참석한 단체 회원들이 없었고 취재진과 경찰 등을 제외하면 전체 참여 인원이 수십여 명에 불과했다.

이날 김순 담수회 회장은 성명서에서 “군의원들은 당장 전원 사퇴를 통해 군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예천의 명예를 회복하는 일에 동참하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군의원들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대책위는 주민소환 등 장기적인 대책을 강구해 끝까지 사퇴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예천여고 역사 동아리 회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2학년 박모양이 참석해 “군의원들이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말고 어른다운 모습으로 모범이 되어 달라”며 호소문을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농민단체를 비롯한 지역 사회단체들의 분노한 행동과는 달리 상당수 군민들은 비교적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역주민 장모(67·예천읍)씨는 “군의회 사태로 정체도 불분명한 단체들의 게릴라식 집회는 주민 갈등만 부추기는 것 같아 보기가 좋지 않다”며 “이제는 학생들까지 집회에 동원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안쓰럽다”며 우려감을 표시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61·자영업)씨는 “집회에 참여하는 인원이 날이 갈수록 점점 줄어들고 열기도 식어가는 분위기이다”며 “집회가 계속 열리고 지역의 좋지 못한 내용이 언론에 기사거리가 되면서 지역 이미지만 더욱 나빠지고 있어 자제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유림단체 한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과열되면 유언비어가 난무해 진실이 왜곡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며 “이미 예천지역은 그동안의 사태로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유치 운동이 타격을 받았고 특히 전국적으로 농·축산물 불매운동이 전개돼 설 명절을 앞두고 소상공인과 농민들이 큰 손해를 보고 있어 집회자제 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천군 관계자는 “예천군의회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가 큰 위기를 맞고 있어 불매운동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천/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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