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대로 시중경기가 크게 나빠지면서 근로자의 임금체불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설날이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임금체불 수치가 작년 연말 기준의 결과라지만 겨우 한 달 만에 체불임금 상황이 개선될 리 없다고 보면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의 불안한 마음을 들어줄 체불임금 해소책 마련이 당장 급하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자료에 의하면 대구경북 노동자 2만9천여 명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1천386억 원의 임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보다 20.4%가 늘어난 금액이라 한다.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경북지역의 구미와 김천에서는 체불임금 신고를 한 근로자가 5년 전에 비해 두 배가 늘었다고 한다. 대구와 경북지역 곳곳에서 체불임금으로 고통 받는 근로자가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최근 2년 사이 급격히 상승한 최저임금 등 경기부진이 원인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종 체임이 679억 원으로 가장 많고, 건설업(281억), 도소매·음식·숙박업(122억)순이었다. 금융.보험.부동산 및 서비스업(101억)의 체임액 상승률이 79%로 가장 높았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99인 미만 사업장 등 영세 사업장 중심으로 대부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 417억 원, 5인-29인 사업장이 525억 원을 차지해 전체의 68%를 기록 했다. 당국에서는 민속 대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다음달 1일까지를 체불예방 집중 지도기간으로 정하고 임금청산 활동에 나선다고 한다. 그러나 영세 사업장 중심으로 발생한 체불임금이 당국의 독려로 얼마나 해소될지 모르나 행여 설날을 앞두고 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많아질까 걱정이다. 중소기업 중앙회가 조사한 2019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에서 응답기업의 절반인 50.8%가 자금 사정 곤란을 호소했다고 한다. 자금사정 곤란의 이유로 56.3%가 인건비 상승을 들었으며 47.5%는 판매부진으로 말했다. 중소기업의 경영을 개선할 정부차원의 특단대책이 필요하나 우선은 설을 앞둔 근로자 체임 해소가 먼저다.

예전 같지 않은 설날 분위기다. 지난해는 최악의 실업률과 경기 침체 등으로 근로자와 사업자 모두가 힘든 시간이었다. 이번 설날만큼은 가족 친지들이 함께 모여 쌓였던 마음의 피로를 씻어내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당국은 체불임금 예방과 해소에 적극적 노력을 다해 설 명절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시적인 경영악화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기업에 대해서는 금융지원 등의 방법으로 도와주어야 한다. 근로자에게는 행정지도와 법률 지원을 병행하여 그들이 체불로 인해 고통 받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민족의 최대 명절이 풍성하고 훈훈한 명절이 되도록 하는 데는 당국의 관심과 따뜻한 배려가 절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