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 /EPA=연합뉴스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가 사상 최초로 득표율 100% 기록을 세우고 미국프로야구(MLB)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다.

23일(한국시간) 공개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2019년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에 따르면, 리베라는 투표인단 425명에게서 모두 표를 받아 만장일치로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에 있는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다.

BBWAA 명예의 전당 후보 투표에서 만장일치가 나온 건 투표 시작 83년 만에 처음이다.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리베라는 당대 최고의 소방수로 군림했다. 1995년 데뷔해 2013년 은퇴할 때까지 양키스에서만 19년을 뛴 리베라는 역대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652개)를 남겼다. 포스트시즌에서 통산 8승 1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0.70을 올린 리베라는 특히 7번의 월드시리즈에선 2승 1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0.99를 수확해 5번 우승 반지를 꼈다. 은퇴한 지 5년이 지나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을 얻은 리베라는 첫 번째 도전에서 만장일치라는 신기원을 열고 살아 있는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리베라가 득표율 100% 기록을 세우기 전 명예의 전당 종전 최고 득표율은 2016년 켄 그리피 주니어의 99.32%다. 그리피 주니어는 440표 중 3표 모자란 437표를 받았다.

리베라와 함께 투수 故 로이 할러데이, 마이크 무시나, 지명 타자 에드거 마르티네스까지 4명이 올해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영예를 안았다.

할러데이와 마르티네스는 나란히 363표(득표율 85.4%)를 받았고, 무시나는 326표(76.7%)를 획득해 입회 기준 득표율(75%)을 넘었다.

이들은 7월 20∼23일 열리는 쿠퍼스타운 명예의 전당 입회식에 참석한다.

2017년 비행기 사고로 숨진 할러데이는 양대리그에서 모두 투수 최고 영예인 사이영상을 받았다. 통산 203승 105패, 평균자책점 3.38을 남겼고, 1998년 이래 빅리그에서 활동한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67차례의 완투를 한 강견이다. 그 중에 완봉승을 20번 거뒀다.

할러데이는 사후에 BBWAA 투표에서 명예의 전당 입회자로 뽑힌 6번째 선수다.

통산 270승 153패, 평균자책점 3.68을 올린 무시나는 명문 스탠퍼드대학을 나온수재로 1992년부터 2008년까지 17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올린 꾸준함의 대명사다.

특히 은퇴하던 2008년, 39살의 나이에 개인 최초로 한 시즌 20승을 올렸고, 이는 역대 최고령 20승 기록으로 남았다.

마르티네스는 10번째 도전 만에 꿈을 이뤘다. 특히 BBWAA 투표에서 지명 타자로는 최초로 명예의 전당 입성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역시 지명 타자 출신인 해럴드 베인스가 지난해 말 MLB 원로위원회의 추천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회하면서 BBWAA 투표에서도 마르티네스의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지명 타자를 ‘반쪽’ 선수로 인식하던 미국 언론의 시각이 많이 바뀌었음을 뜻한다.

마르티네스는 통산 타율 0.312, 홈런 309개, 타점 1천261개, 안타 2천247개를 남겼다. 7차례 올스타에 뽑히고 5번 실버 슬러거를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