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 대구경영자총협회 회장,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 출사표
정부 일자리 비용 54조원 중기 지원 등에 투자 받고
100만명 일자리창출 등 통해 자립화 기틀 마련해야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기업 ‘홀로서기’ 개혁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몸에 밴 봉사와 고도로 숙련된 경영노하우가 필요하며, 360만 중소기업인들을 대변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다음달 28일 있을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박상희(전 18·19대 중기중앙회장·사진) 대구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3일 청와대·국회를 출입하는 대구·경북지역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위기상황에서 중소기업이 가장 손쉽게 선택하는 위기 타결책이 주로 인력 감축이듯, 위기 상황을 맞아 중소기업에 한시적으로 사용됐던 정부의 땜질식 예산지원 보호막 형태로는 중소기업들의 혁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중소기업의 이익과 국내 경제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중기중앙회부터 정부 지원금없이 중앙회를 운영할 수 있는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정부의 퍼주기식 보호·육성 관행에 길들여진 현 중소기업중앙회를 겨냥해 노골적으로 쓴 소리를 뱉은 셈이다.

박 회장은 먼저 소상공인 전용‘노란우산공제’가입 장려금 지원 정책의 한계점을 지적하며 “노란우산공제는 정부 위탁사업이지 중기중앙회의 홀로서기와 거리가 있고 언제 회수해 갈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이어 “비대해진 중앙회 본부는 현재 상태로 인원을 동결하고 운영비 조달이 어려운 산하 협동조합을 살려 조합의 전무 인건비 정도는 중앙회가 해결해야 한다”며 “강한 중앙회를 위해선 산하 700여개 협동조합을 하나로 뭉치고 긴급수혈을 해 조직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과 담판을 해서라도 정부의 일자리 만드는 비용 54조원을 중소기업 지원 등에 투자받아, 예컨대 과거 본인이 회장재임시 추진해온 중기중앙회운영 중소기업전담은행이나 중기전용 전시장 설립 등을 통해 100만명 일자리창출 등 자립화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며 “농협, 수협처럼 보증업무, 공동구매, 긴급운영자금 등 중소기업 금융업무를 전국에 있는 협동조합에서 지역·업종별로 나눠 연계, 운영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앙회 회장 재직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을 설득해 중소기업청 신설에 힘을 보탠데 이어 연수원이 필요해 삼성그룹에서 중소기업개발원(공사비 320억)을 완공해 중앙회에 기부하도록 했고, 중소기업 판로개척을 위해 서울시와 협의해 여의도 중기중앙회 건너편 현 IFC몰에(1만2천평) 삼성그룹 등의 지원으로 약 100억원을 투입, 중기상설전시장을 건립하고 지상권 등기까지 했는데, 후임 집행부가 왜 상암동으로 갔는지 아쉽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이어 “중소기업계를 대표해 자생 해법을 제시해야 할 중앙회가 정부 눈치보는 고질적 폐단부터 끝내고, 중앙회장이 재임 중 재산을 늘리지 못하도록 해야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일부 조합장들이 선거철마다 부회장과 이사, 지역회장 등 감투를 노리고 선거판을 흐리게 만들고있어 조합장 본인의 사비를 털어가며 열심히 뛰고 있는 대다수 영세 조합들의 의욕을 꺾고 있다”면서“조합장을 사회적 지위로 착각하는 귀족 조합장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협동조합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지난 2010년부터 대구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상희 회장(미주철강 회장)은 1995년 최연소(43세)로 제18대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에 당선, 제19대 회장을 연임했다. 재임당시 중소기업청 개청, 중소기업개발원(공사비 320억)개원, 중기전담은행 설립을 목표로 기협기술금융(자본금 300억) 설립, 여의도 중소기업상설전시장 건립, 이동통신사업(PCS) 참여 등으로 중소기업의 위상을 높였다.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영입으로 제16대 비례대표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 한국영화방송제작협동조합 이사장인 그는 2015년 대한야구협회 회장과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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