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홈페이지 불매 관련글 쏟아져
농축산물·과일류 등 전품목
설 대목 앞두고도 주문 ‘뚝’ 끊겨
출향인 발송 택배 반송되기도
군의회는 대책없이 버티기 일관
뿔난 지역민 ‘전원사퇴’ 요구 거세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 중 가이드 폭행 사건으로 예천군지역 농특산물 판매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설날을 앞두고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 추태 사건이 연일 언론에 터지면서 예천지역 농산물 불매운동이 각 시·군으로 번지고 있어 특단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 농가에 따르면 불매 대상은 예천 한우와 참깨·잎담배, 일반 농산물인 쌀·보리·사과·버섯 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과 과일류 등 전품목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

군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22일 현재 20여건의 농산물 불매 관련 글이 게시돼 있다.

더욱이 홈페이지 게시글 가운데는 농산물 포장지에 생산지 예천군을 표시하지 말라고 주문하는 사례를 비롯한 예천농산물 불매운동을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예천지역 식육점을 운영하는 황모(64)씨는 “지난해 이맘 때 같으면 외지인으로부터 한우 주문이 쇄도해 택배 물량이 넘쳐 났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주문이 한 곳도 받은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매년 구정 명절이면 3천만 원 정도 판매가 이뤄졌는데 의원들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지고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판매가 전무한 상태”라며 의원들을 원망하고 있다.

또 최모씨(56)는 “설을 앞두고 농산물 주문이 확 줄어들었다. 실제 사과의 경우 기본적으로 매년 이맘때면 5㎏짜리 200상자 정도는 주문이 들어왔지만, 현재까지 주문이 없다”고 불평했다.

특히 T정육점의 경우 손님들이 의뢰한 선물용 한우 세트 30개를 출향인들에게 택배로 보냈는데 2~3일 뒤 15개가 반송되는 등 불매운동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상태에서 군의원들은 특단의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계속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어 농민단체 및 자영업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농민단체 회원 50여 명은 지난 21일 예천군의회 제225회 임시회의가 열리는 군의회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군의원 전원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임시회장에 진입, 피켓 시위를 벌여 임시회 진행이 미뤄지기도 했다.

이날 임시회장은 9명의 군의원 전원이 회의장 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하며 사죄를 했으나 농민단체들은 의원 전원 사퇴를 전제로 회의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농민단체 회원들은 “군의원들이 예천을 망치고 있다”며 “전원 사퇴하라”고 목청을 높였고, 한 농민단체 회원은 신발을 벗어 의장석으로 던지는 등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예천군 관계자는 “예천군이 지정 운영하는 예천장터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불매운동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천/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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