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의 나이로 접어든 사람을 우리는 중년이라 부른다. 이때가 되면 서른 살 때와는 다르게 스스로가 어른스러워지는 느낌이 든다. 인생의 성숙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인생의 마흔은 모든 것이 집결되는 인생의 절정기라 부른다.

공자는 논어에서 나이 마흔을 미혹(迷惑)되지 않는 나이라고 말했다. 미혹은 무엇에 홀리어 정신을 못 차리는 상태를 이르는 말인데 마흔을 불혹이라 한 것도 여기서 나온 말이다. 인생의 중반에 들어서면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미국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램 링컨은 40세가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라고 했다. 얼굴은 그 사람의 인격과 삶을 반영하는 거울로 보기 때문이다. 인생 40년은 인생의 변곡점이자 성숙기라는 뜻으로 풀이되는 말이다.

중년은 인생의 중반기로 접어드는 나이로 가정이나 사회적으로 그 역할이 주목을 받는 시기다. 국가적으로는 나라 경제의 중추적 기능을 맡아야 할 세대다. 뒤에서 쫓아오는 젊은 세대와 앞서 간 기성세대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가정에서는 가장으로서 역할과 주문이 더 많아진다. 개인적으로는 생의 한가운데 서서 자신의 지난 모습을 성찰하고 성숙한 삶을 꿈꾸는 나이다. 이렇듯 마흔의 나이는 전환기적 세대로서 고민과 갈등과 욕망이 꿈틀대는 때다.

요즘 들어 진취적 40대가 늘고 있다고 한다. 노 모어 엉클(no more uncle)족이라 부른다. “더 이상 아저씨가 아니다”라는 말이다. 중년의 상징인 뱃살과 칙칙한 정장 차림을 과감히 거부한다. 권위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자유로운 사고와 생활로 젊음을 추구한다. 가정에도 충실하다. 변화하는 불혹의 군단 모습이다.

한국인의 평균 나이가 발표됐다. 총인구의 평균 나이가 42.1세로 2008년 이후 10년 사이 5.1세가 높아졌다. 공자의 표현을 빌리면 한국인의 평균 나이가 이립에서 불혹의 나이로 올라선 것이다. 노령화 현상으로 높아진 나이라 반가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신세대 중년처럼 세련된 한국인 40세가 됐으면 좋겠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