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13명 5일간 日 연수
같은곳 다녀온 광양시의회
질의·답변까지 100% 일치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 가이드 폭행으로 물의를 빚은데 이어 구미시의회가 해외연수를 다녀온 뒤 작성하는 연수보고서를 다른 시의회 보고서를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나 눈총을 받고 있다.

21일 구미YMCA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구미시의원 13명과 사무국 직원 9명이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도쿄·오사카 일대)을 시찰하고 돌아왔다.

구미시의회가 일본 도쿄소방청을 다녀온 후 작성한 연수보고서는 이보다 2년 전 같은 곳을 방문한 전남 광양시의회 보고서와 토씨와 쉼표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장을 방문한 구미시의원들의 질의와 도쿄소방청의 답변마저 광양시의회 연구보고서와 똑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해외연수 보고서는 시의원이 15일 이내 의장에게 제출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구미시의원들의 개별 보고서 제출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구미YMCA는 “지난 4년 6개월간 구미시의회 해외연수 보고서는 사무국 직원들이 인터넷과 다른 지자체 해외연수 자료를 표절해 작성했다는 내용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7대 구미시의회(2014~2018)는 4년간 해마다 중국·일본·캄보디아·몽골·러시아·뉴질랜드·호주·베트남을 다녀왔다.

구미시의원 공무국외 여행 규칙에는 해외연수를 가기 전 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치게 돼 있으나 정작 심사위원 9명 중 4명이 시의원이다. 이 때문에 심사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구미시의회 관계자는 “이번 해외연수는 연수전문기관의 주관으로 오롯이 교육을 목적으로 다녀왔다. 다만 이 전문기관이 제공하는 기본 자료가 모두 똑같다보니 전국 시·군의회의 연수보고서가 비슷한 것 같다”며 궁색한 변명만 내놓았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한 시민은 “해외연수를 주관하는 기관이 제공하는 자료를 그대로 받아쓰는 수준의 의원이라면 굳이 혈세를 들여 해외까지 나갈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면서 “최근 기초자치단체 의원들의 행태를 보면서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 군포시와 서울 광진구는 의원 개별보고서를 전체보고서에 포함해 제출하고 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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