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경북부

칠곡군민을 위한 행사가 구미에서 열려 논란이 되고 있다.

칠곡교육지원청이 매년 연초에 개최하는 ‘교육 계획 설명회’가 지난 17일 엉뚱하게도 구미시 호텔금오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것.

행사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장소는 문제가 됐다. 칠곡군에 시설이 충분한데도 2년 연속 다른 지역에서 행사를 열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왜 칠곡이 아닌 구미의 호텔에서 교육계획 설명회를 가졌을까.

칠곡교육지원청은 칠곡군민회관, 교육문화회관, 호국평화기념관 등의 시설을 물색했으나 마땅한 장소 섭외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민회관의 경우 내부 공사 중이어서 대관 자체가 안되는 상황이었고, 750석 규모의 교육문화회관은 행사 인원이 총 143명밖에 되지 않는 소규모 행사에는 부적합했다고 주장했다.

호국평화기념관의 경우 한차례 연수회를 가져본 결과 순심 베네딕도 오케스트라를 초청하기에는 음향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칠곡교육지원청은 “교육 계획 설명회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지역에서 교육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신 학교, 교사, 학부모들에게 표창패와 감사패를 전하는 행사였기에 학생들의 다양한 공연도 마련돼 있어 구미의 호텔에서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다음부터는 행사를 축소해 교육지원청 관내(칠곡)에서 개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을 지켜보면서 어떤 것이 진짜 문제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역경제를 생각해 될 수 있으면 그 지역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맞는 것이지만, 행사 취지에 맞는 시설이 없음에도 무조건 지역에서 행사를 치르라고 요구하기도 무리이다.

인구 12만명인 도시에 번듯한 호텔 하나 없는 것도 어찌보면 이상한 일이다.

군정을 이끄는 군수는 호텔 유치에 부정적이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지역에 호텔을 유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어려운 경기에 칠곡군에 호텔을 유치한다는 것은 힘들다.

대구와 구미에서도 호텔 운영이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안다”며 “지역의 각종 컨벤션 기능을 살려 다양한 행사가 운영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선기 군수의 말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칠곡군은 그동안 ‘체류형 관광자원’을 만든다며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칠곡보 오토캠핑장, 송정자연휴양림 등 자연친화적인 숙박시설을 지었고 한티억새마을 등을 조성중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낙동강세계평화축전을 방문한 인사들은 칠곡에서 마땅한 숙소를 찾지 못해 대구의 호텔에서 숙박을 해야만 했다. 칠곡군은 충분한 관광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다만 숙박할 곳이 없음을 칠곡교육지원청이 넌지시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칠곡/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