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재 영

한밤,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다가

집 가까운 곳보다 두어 정류장 먼 곳에 내려

하늘의 밝은 별 한 번 바라보고

별처럼 빛나는 나의 집을 향해 걸으며

누군가에게 했던 말을 떠올립니다

‘남들과 다르게 살아가려고 노력했죠’

사십이 되도록 운전면허도 없었고

대학원 갈 돈으로 계림과 서안

콜로세움과 타지마할도 다녀왔고

이웃들이 갖고 있지 않은 시집도

300여 권 갖고 있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또

발 옮길 때마다 그리고를 덧붙이다가

낙원아파트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나를 기다리고 있을 한 명의 처와

세 명의 자식들이 있는

5층 아파트 계단을 밟으며 오르다

그리고 그리고 무엇인가 더 찾다가

휑하니 열린 꼭대기 옥상까지 올라

또 하늘을 보았습니다

걸어오며 올려다 본 별하늘이 그곳에 있고

걸어왔던 길로 누군가 걷고 있었습니다

남들과 같게 살으라고 노력하는

지상의 사람들이

시인이 말하는 별처럼 빛나는 나의 집은 어디일까.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참된 행복과 안식이 있는 힐링의 공간이 아닐까. 거기에는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고 그들과 함께 사랑으로 지어가는 행복이라는 집이 있다. 시인이 말하는 낙원아파트는 비록 화려하지 않고 넉넉하지 않지만 따스한 인간애가 얽혀있고 밤마다 반짝이는 별이 내려와 함께하는 정겹고 사랑이 넘치는 공간인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