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도 중

삶을 괴롭히던 또 다른 왕국(王國)이며

해수(海水)에 목이 잠긴 그 고운 신앙(信仰)이며

가서는 오지 않았던

살아있는 천국(天國)이여

큰 그리움 만나려면 더 멀리 가야 한다

더 큰 그리움은 몇 날 며칠 지세운다

생과 사 이어도 사나 님 생각은

물길로 간다

난파되어 못 오며는 다음 배에 오리니

배 무거워 못 오며는 이어도에 사는줄을

살아서 보고 싶어라

목숨이 물결로 오네

입이 없던 사람은 피리 되어 갔으리

아직도 철썩이는 꿈 건져야 할 깃발 푸른

긴 역사(歷史) 돌아와 있네

그리운 섬 이어도

이어도는 실존하는 섬이 아니다. 시인에게 이어도는 현실과 꿈 사이에 놓인 또 다른 공간이다. 실체가 확인되지 않지만 시인이 추구하는 희망과 인식의 공간인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가슴 속 하나씩의 이어도가 있는 건 아닐까. 영원한 그리움 속에 떠 있는 그리운 섬이 바로 이어도가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