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위원장 인선 실망감 증폭
참신한 인물 없고 진박 재등장
수도권 신인·여성 반란과 대조
대구는 특정인 낙점 소문 번져
탄핵정국 전으로 회귀 비난도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지난 12일 경산, 고령·성주·칠곡, 대구 동갑 등 총 15곳의 당협위원장 공개오디션을 마무리했지만 인적쇄신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을 빚고 있다. <관련기사 3면>

13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은 청년·여성 신인‘대반란’을 일으킨 반면, 대구·경북(TK) 지역은 상대적으로 젊고 참신한 인물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 뽑혀 시대에 역행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신청자 명단과 심사 일정이 공개되지 않은 대구지역 중·남, 동을, 북갑, 북을, 수성갑 등 5곳은 특정 후보 낙점설 등 온갖 설들이 무성하다.

조강특위가 전통적 강세지역을 중심으로 공개오디션을 열고 인적쇄신을 통해 경쟁력 있는 당협위원장을 선출하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인적쇄신을 통한 인재 영입, 그리고 보수통합 등으로 인한 외연확대 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러나 조강특위가 TK지역 공개오디션 대상자를 공개하는 순간 지역정가에서는‘철새’,‘진박’논란만 일으켰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1시간 안에 토론과 현안 질의 등 복합적인 평가가 이뤄지다 보니, 심도있는 검증보다 이미지가 당락을 좌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또 지역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대책이 없다”고 답해 심사위원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실제로 공개오디션 결과 총선 당시 공천배제됐던 인물이 다시 뽑히거나 피로감이 많은 지역 유력 인사가 위원장으로 뽑혔다. 인적쇄신을 통한 경쟁력 있는 당협위원장 선출이라는 목표와는 동떨어진 결과라는 반응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인적쇄신을 하겠다는 조강특위가 사실상 기성 정치인들을 대거 등용해, TK정치권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 경산 당협위원장이 된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새누리당(현 한국당) 공천에서 대구 서구 경선에 참여했지만 김상훈 의원에게 패배했다. 당시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에 몸 담으며‘진박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구 동갑의 류성걸 전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탈당과 함께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후 바른미래당에서 지역위원장을 지냈다가 최근 한국당에 복당한 인물이다. 또 성주·고령·칠곡 당협위원장에 이름을 올린 김항곤 전 성주군수는 69세로 상대적으로 고령이란 점이 걸린다. 이는 청년·신인들이 주로 뽑힌 수도권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특히 조강특위가 내세운 인적쇄신 원칙 가운데 △2016년 총선 진박 공천 연루 인사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관련 인사 △당 분열 조장 인사 등에 해당된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위기다. 이 때문에 사실상 한국당 TK지역의 인적쇄신은 이미 실패한 것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공개오디션이 진행되지 않은 지역의 경우 특정 후보 낙점설 마저 제기되고 있다. 경산 당협위원장에 특정 인사가 낙점하면서 A씨가 항의했고, A씨를 수성갑 당협위원장으로 내정해 추가공모지역으로 선정했다는 설이 대표적이다. 더 나아가 일부 지역은 당협위원장 자리를 공석으로 놔둘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면서 차기 총선 경쟁력을 위해 낙하산 인사를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인적쇄신 작업이 요란스러웠지만 결국 탄핵정국 전으로 돌아가 친박-비박 논란만 가중시킨 것 밖에 없다”는 말이 지역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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