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뚜기는 생김새가 볼품이 없어 옛날부터 별 볼일 없고 가치가 낮은 것에 비유됐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말이 대표적이다. 못난 사람이 동료를 망신시킬 때 빗대 하는 말이다.

꼴뚜기가 들어가는 속담으로 “어물전 털어먹고 꼴뚜기 장사한다”는 말과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도 뛴다”는 것이 있다. 앞의 것은 큰 사업에 실패하고 보잘 것 없는 작은 사업을 시작한다는 뜻이다. 뒤에는 남이 한다고 하니까 분별없이 덩달아 나설 때 이르는 말이다.

그 옛날, 사람을 뽑을 때 기준으로 삼았던 신언서판(身言書判)처럼 사람이나 생물도 풍채나 용모가 잘 생겨야 대접을 받는 모양이다. “과일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말도 못생긴 모과의 생김새를 보고 하는 말이다.

꼴뚜기는 오징어와 비슷하게 생긴 연체동물이나 오징어보다 훨씬 작고 생김도 볼품이 없다. 크기가 6~7㎝밖에 안 돼 주로 젓갈로 담아 먹는다. 꼴뚜기처럼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 것 중에 미꾸라지가 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려 놓는다”는 말은 한 사람의 좋지 않은 행동이 집단 전체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요리조리 잘 빠져 나가는 사람을 “미꾸라지 같다”고 한다. “미꾸라지 용 됐다”는 속담도 미꾸라지를 비하한 표현이다.

우리나라에 해외여행자유화가 시작된 것은 1989년도다. 올해가 꼭 30년 되는 해다. 해외여행 자유화가 실시되고 한국인의 해외여행 바람이 일면서 해외 곳곳에서 한국인의 추태가 문제됐다. ‘어글리 코리언’이란 부끄러운 이름이 이때부터 생겨났다.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고 고함을 지르며 새치기를 하는 등 각양각색의 추태로 한국인은 교양없고 무례한 사람으로 인식됐다. 오죽했으면 한국인 출입금지란 팻말까지 등장했을까. 해외여행이 일상화된 요즘의 한국인의 모습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예천군 의원들의 해외여행 어글리 행각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비난이 극에 달하고 있다. 고향 사람조차 부끄러워 고개를 못들 지경이라 한다. 예천사람은 물론 경북사람까지 망신 준 그들의 행동이야말로 꼴뚜기 꼴이다. 일벌백계가 마땅하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