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전원이 여행 동행하고선
누구를 심판하나… 모두 공범”
군민들 분노, 곳곳서 집회·농성
예천署, 오늘 박종철 소환조사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국외 여행 도중 일어난 가이드 폭행사태에 따른 국민적 분노가 들끓고 있다.

예천군의회가 가이드 폭행의 당사자인 박종철 부의장의 제명을 결정했지만, 군민들은 군의원 9명 전원사퇴를 요구하는 등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예천군의회 이형식 의장은 지난 9일 오후 6시 군의회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예천군의회가 윤리특별위원회를 개최해 박종철 부의장을 제명키로 하고 물의를 일으킨 다른 의원도 응분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또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덧붙였다.

군의회 규정에 따르면 박 의원을 빼고 의장을 포함한 8명 이내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그러나 사태가 심각한 점을 고려해 의장을 제외한 5∼6명으로 특별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하지만, 예천군 의원들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예천군농민회 회원들은 지난 9일 군의회를 항의 방문해 군의원 전원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의장실에서 철야 농성을 벌였다.

정의실천 예천군민연대는 11일 군의원 전원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예천군 농민회 대표들은 “전원 사퇴한다더니 말이 틀리지 않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이번 사태는 예천군의회 의원 9명이 함께 국외여행을 해 전부 공범이나 마찬가지인데 누가 누구를 윤리위에서 심판한다는 것인지 어이가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예천경찰서는 11일 박종철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를 벌인다.

예천서는 미국에 있는 가이드 A씨에게서 이메일로 피해 진술서를 제출받음에 따라 박 의원을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피해 진술서를 통해 버스 안에서 박 의원에게 일방적으로 폭행당한 사실 등과 함께 박 의원에 대한 처벌 의사를 밝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그동안 박 의원과 함께 연수를 다녀온 군의원, 의회 사무처 직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벌인 데 이어 버스 내 폭행장면이 담긴 CCTV 자료, 피해자 병원 치료 내용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 내용이 피해자 언론 인터뷰, CCTV 화면 공개 등으로 이미 많이 드러나 박 의원을 상해 혐의로 입건하는 데 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예천/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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