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임금이 있었습니다. 공주의 남편감을 찾기 위해 세 사람을 선발합니다. “3년의 시간을 주겠다. 여행하며 왕으로서 꼭 필요한 성품을 갖추고 돌아오라.” 작은 손거울 하나씩을 선물로 주고 길을 떠나게 합니다.

도날드와 헤일리 두 사람은 유명하다는 이들을 찾아갑니다. 지혜와 리더십, 왕의 덕목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웁니다. 손거울은 거의 쓸모가 없습니다. 한편 케빈은 틈만 나면 손거울을 들여봅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손거울의 비밀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루는 길가에 앉아 쉬는 도중 손거울에 비친 얼굴을 찬찬히 살펴봅니다. 거울 속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케빈은 생각에 잠깁니다.

3년 후 세 젊은이는 왕에게 시험을 받습니다. “너희들 앞에 세 사람의 가난한 사람들이 있다. 금화 20냥으로 세 가난한 이들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공평하고 어질며 현명하게 금화를 나눠주라.”

도날드는 6냥씩 세 사람에게 나눠 주고 나머지 2냥은 제 주머니에 넣습니다. 헤일리는 제비를 뽑아 두 사람에게는 7냥을 한 사람에게는 6냥을 나눠 줍니다. 케빈은 제 호주머니에서 금화 한 냥을 꺼내 지갑에 있던 20냥에 보탭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각 7냥씩 나눠 줍니다. 왕은 감탄하며 큰 소리로 외칩니다. “여기 진정 어질며 현명한 이가 있구나!” 케빈은 아름다운 공주와 결혼해 왕이 되었고 선하고 훌륭한 정치를 베풀어 왕국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다스립니다.

무엇이 차이를 만든 걸까요? 두 청년은 유명한 사람, 현명하다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바빴습니다. 케빈은 문득 손거울을 바라보며 깨닫습니다. ‘나 자신을 들여다보라는 것’, 문제의 해결책은 언제나 내 안에 있는 것,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라고 준 왕의 선물임을 깨달은 거지요. 두 청년은 주어진 상황만 보고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케빈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어 언제나 문제 해결책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요. 그래서 금화 한 냥을 자기 주머니에서 거침없이 꺼내 문제를 쉽게 해결해 버린 겁니다.

지금 이 시대에 왕의 손거울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연필 한 자루와 노트입니다. 머리 속으로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트에 질문을 쓰고 찬찬히 답을 연필로 쓰면서 캐물어야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조신영 생각학교ASK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