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연간 고용동향’은 참담하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우리의 고용 상황 등이 집계, 발표돼 짐작은 했으나 이처럼 참담한 수준까지 내려앉을 줄은 몰랐다.

‘일자리 정부’란 간판을 내건 정부의 체면이 구겨진 것이야 그렇다 하고 넘어가더라도 그동안 우리 국민이 받아야 했던 고통은 어떻게 위로받아야 할지 갑갑한 마음이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할 것 없이 비상한 자세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실업률은 3.8%로 17년 만에 최악이다. 연간 실업자 수는 전년보다 5만여 명 증가한 107만여 명으로 통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일하지 않고 구직 활동조차 나서지 않는 인구는 사상 처음으로 200만 명을 돌파했다. 취업을 포기한 사람이 늘고 있다는 반증이다.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9만7천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다. 정부의 2018년 취업 증가 전망치 32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우리 가계의 중추 격인 40대의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1만7천 명이 줄었다. 30대 취업자 수도 전년보다 6만1천 명이 줄었다. 유일하게 60대 이상 취업자 수가 증가세를 보였으나 이는 고용구조의 노화를 의미하는 수치라는 점에서 반갑지만은 않다.

청년층(15~29세)의 공식 실업률이 9.5%로 나타났으나 체감 실업률은 22%에 달했다. 우리 경제의 중추세력인 제조업 취업자 수도 5만6천 명이 줄어 지난해는 우리 경제산업 전반에 걸쳐 최악의 고용 상황을 드러낸 한해였다.

이처럼 우리의 고용 사정이 악화일로에 이르게 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최저임금이 주된 원인이다. 포용적 성장을 내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패 결과다. 저소득층의 소득향상을 돕겠다는 정부의 의도와는 다르게 오히려 경제 저변층 근로자가 더 많은 고통을 받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더 벌어져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계층 간 갈등도 더 커졌다.

지금 우리는 경제적 위기 속에 어려움에 처한 국민적 호소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성장을 위한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으나 소상공인 등을 비롯한 영세업자 중심으로는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의 참담한 고용지표 속에 국민이 받았던 그간의 고통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고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정책의 근간을 고쳐가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또한 이 처절한 현상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가뜩이나 올해도 경제전망이 좋지 않다. 열일 젖혀놓고 고용난 해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마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