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1도가 올라가면 안데스 산맥의 작은 빙하를 녹여 약 5천만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린다고 한다. 또 매년 30만 명이 이상기후와 관련한 질병으로 사망하고, 생물의 10%가 멸종위기에 놓이게 된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가 가져올 재앙적 변화에 과연 우리 인류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하면 섬뜩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인류가 스스로 만든 자업자득(自業自得)의 결과지만 그 후유증에 반응하는 인류의 태도는 천하태평인 듯해 더 걱정스럽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은 2016년도 지구표면의 평균 온도가 137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는 발표를 했다. 이때 CNN은 지구상의 불길한 징조란 표현으로 지구온난화를 우려한 적이 있다.

온대 기후인 우리나라는 제주도와 일부 남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서서히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원인이다. 바다 속 어종에서 과일 채소 등에 이르기까지 종(種)의 교체가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은 지구 온난화가 지금의 추세로 가면 21세기 말에는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이 6℃ 가까이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2041~2050년 사이에는 서울 등 중부 내륙과 강원 영동 고지대를 제외한 남부 대부분의 지역이 아열대 기후에 포함될 것이라 했다. 아열대 기후는 월 평균 기온이 10℃ 이상인 달이 한해 8개월 이상이고 가장 추운 달의 평균 기온이 18℃ 이하인 기후를 말한다. 한국의 남해안은 이미 아열대 기후에 속한다고 정의한 학자도 더러 있다.

포항에서 바나나가 재배되고 있다는 소식이 매스컴을 탔다. 포항 흥해읍에 0.5ha 규모 비닐하우스에 작년 3월부터 시험재배 중인 바나나가 지난해 11월부터 꽃을 피우더니 올 들어서는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미래농업 차원에서 시행된 사업이라지만 기후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현장이어서 눈길이 간다. 바나나는 쌀의 40배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과일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대체 작물의 효율성은 인정되나 지구 온난화의 대가라고 생각하면 썩 반갑지만은 않다. 지구 온난화가 피부에 와 닿는 쇼킹한 소식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