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경제엔진 고쳐야
망가진 경제엔진 고쳐야
  • 안찬규기자
  • 등록일 2019.01.09 20:37
  • 게재일 2019.0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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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실업·일자리 등 고용동향
하나 같이 ‘사상 최악’ 성적표
경북 지난달 취업자 수도 급감
소득주도성장에 피로감 확산
한국당 “대통령 위기 인식 부족”
靑개편·개각이 해법 될지 촉각

청와대 비서진 개편에 이어 개각이 예고돼 있지만 국민들의 관심은 정부의 실사구시적인 경제정책 추진에 쏠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이 예상대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지만 국정 추진의 핵심 인물교체에 그치고 정책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지역의 민심은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저임금을 역대급으로 올린 지난해의 국내 실업률과 실업자 수가 1990년도 외환위기 수준으로 나타났다. 빈부격차도 더 커져 가계의 임금과 소득을 늘리면 소비가 늘어나 경제성장은 물론 소득 불평등이 해소될 것이라던 정부의 희망은 잿빛으로 변한 지 오래다. 청와대가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 임명을 시작으로 2기 비서실 재편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뜨거운 감자’인 소득주도성장을 그대로 안고 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기사 2면>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률은 3.8%로 2001년 4% 이후 가장 높았다. 연간 실업자 수도 전년보다 5만여명 증가한 107만3천명으로, 통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일하지 않고 구직 활동조차 나서지 않는 인구(비경제활동인구)는 사상 처음 200만명을 돌파했다. 취업 자체를 포기한 사람이 늘었다는 의미다.

취업자 수 증가폭도 최악이다. 전년과 비교해 월평균 9만7천명 느는데 그쳤는데, 이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다. 정부의 2018년 취업자 증가 전망치 32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7·8월에는 취업자 수 증가폭이 5천명과 3천명에 그쳐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산업별로는 유통업 계통인 도·소매업의 일자리 7만2천여개가 줄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이어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등 서비스업 계통에서도 6만3천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제조업 5만6천여개, 숙박음식점 4만5천여개의 일자리도 증발해 서민 일자리를 중심으로 고용한파가 몰아쳤다.

특히 경북지역은 고용생태계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지난달 대구의 취업자 수는 122만6천명으로 전년동월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경북은 7천명이나 줄어든 140만2천명을 기록했다. 실업률에서도 대구는 0.8% 낮아진 2.9%를 기록한 반면, 경북은 0.8%오른 3.7%로 나타났다. 경주와 대구의 자동차부품,포항의 철강공단, 구미의 전자산업단지 등 산업생태계는 물론 자영업자들의 경영 악화도 숫자만 미세한 변동이 있을 뿐 이미 막다른 골목에 몰린 상태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같은 이유를 내세우며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폐기를 위한 전방위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재난 수준인 고용상황은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한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고집한 결과”라며 “정부의 세금 퍼붓기로 공공기관 단기일자리와 공무원 증원으로 공공부문 일자리는 일부 늘었지만, 민간부문 일자리 감소로 전체 고용상황은 실제로 더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직면한 위기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대통령의 인식부족과 현실의 문제를 극복할 대책조차 실종된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윤 수석대변인은 “정부가 이념 지향적 경제정책의 폐해와 실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기해 국민경제에 숨통을 틔워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소득주도성장의 전반적인 칼질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가는 가운데, 재편되는 청와대 2기 비서실의 역할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뿔이 날 대로 난 경영계와 언제 등을 돌릴지 모를 정권탄생의 공신격인 노동계의 신임을 동시에 이끌어내야 할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인들은 “문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신념이 강한 만큼 정책기조 변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지만,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어줘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미인 최저임금 결정 체계 개편안을 첫 번째 요구 사항으로 꼽았다. 그 다음으로 경영계가 꾸준히 요구한 업종별·연령별·지역별·사업장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와 주휴수당 산입범위를 추가로 손질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노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경제인들의 기대도 높다. 문 대통령이 직접 “정책실장뿐 아니라 비서실장도 경제계 인사를 만나는 게 해야 할 일”이라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주문하는 것은 물론, 산업·경제관련 국회 상임위원회 경험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주 외동 자동차부품업체 관계자는 “노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산업·경제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에 몸을 담아왔던 경험을 토대로 경제계의 요구를 수렴하는 긍정적인 스킨십을 펼칠지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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