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영아 홍역환자가 3명 발생한데 이어 대형 종합병원 간호사도 홍역 환자로 확인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에서는 한 산후 조리원에서 호흡기로 전염되는 호흡기세포 융합바이러스(RSV) 환자가 발생한데 이어 연이어 홍역환자까지 발생하고 있어 감염사고 확산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구시 등 보건당국에 따르면 대구파티마 병원 소속 간호사(35)가 7일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아 국가지정 격리치료병원인 대구의료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최근 대구에서는 동구의 한 소아과를 방문한 이력이 있는 영아 4명이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아 대구의 홍역 확진자는 간호사까지 포함, 모두 5명으로 늘어났다.

보건 당국은 홍역환자와의 관련성 조사에 나서고 있으나 추가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건 당국은 간호사와 같은 공간에서 근무한 의료진, 접촉환자 등을 추적, 감염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 3~7일 대구파티마병원을 이용한 환자와 보호자, 병원 종사자 등 1만5천여 명 가량을 대상으로 감염여부 확인 작업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그 수가 워낙 많아 당국의 추적조사와 예방 활동 등이 자칫 삐꺽하는 날이면 걷잡을 수 없는 돌발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한편 달서구 한 산후 조리원에서 발생한 RSV 확진 환자는 8일 하루에만 10여 명이 늘어나 현재 18명으로 확인됐다. 그 중 11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당국은 산모, 신생아 등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벌이는 한편 산후조리원을 거쳐 간 아기와 산모, 간호조무사 등 170여 명에 대해서도 호흡기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최근 RSV 환자 발생에 이어 홍역환자까지 발생하자 대구시는 방역활동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추가감염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구시가 대구시내 감염환자 발생상황 등을 조기에 공개하는 등 적극적 행정을 펼치고 있다. 감염병에 대한 시민들의 경계심을 고취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잘한 일로 보인다.

그러나 알다시피 잠복기가 홍역은 평균 10∼12일, RSV는 최대 8일에 이르고 있어 감염 환자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2000∼2001년 크게 유행한 홍역은 당시 5만 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해 국민을 불안케 한 경험이 있다. 이후 적극적인 예방활동으로 한때 퇴치된 것으로 발표했던 홍역이 이제 다시 유행할 조짐을 보인다는 것은 매우 불길한 징조이다. 보건 당국의 더 철저한 예방활동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아직 잠복기를 남겨 둔 마당이라 완벽에 가까운 관리여야만 감염성 질환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호흡기 감염질환은 예방과 관리만 잘하면 확산을 많이 줄일 수 있다. 특히 시민의 예방접종 의식이나 손 씻기 등의 철저한 자기 위생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보건당국의 끈질긴 예방 노력으로 지금의 위기를 잘 넘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