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

학창시절, 친구들과 함께 어렵사리 찾았던 포항시내는 어린 나에게는 그야말로 별천지였고, 새로운 세상이었다. 북적대는 인파와 없는 게 없는 가게와 물건들…. 시골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당시 포항시내의 모습은 삶에 새로운 활력과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힘이 되고는 했다. 하지만 산업화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시청을 비롯한 중심지역의 주요기관이 하나둘씩 이전하고, 도시외곽지역에 별도의 베드타운이 생기면서 구도심은 공동화 현상이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그러면서 과거의 분주함과 활기찬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2014년, 민선6기를 시작하면서 침체를 거듭하던 옛 도심에 생기를 불어넣고, 다시금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질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을 거듭해왔다. 공무원들과 머리를 맞대며 아이디어를 찾았고, 전문가들을 찾아 의견을 모았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덕분에 중앙정부에서 공모한 도시재생 사업에 세 곳이나 선정되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11.15지진으로 피해를 입었던 흥해 지역에 대한 특별재생지역 개발사업도 곧 삽을 뜨게 된다. 여기에 그동안 미뤄져왔던 각종 숙원사업들이 공사를 시작하게 되면 지역의 구도심은 과거의 활발했던 모습을 되찾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확신한다.

◇도시재생사업 본격화… 지역경기 부양의 마중물 될 것

사람들이 떠났던 구도심은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사무실마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어둡고 침침했던 골목마다 문화예술의 기운이 흐르고,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스마트시티가 들어서며 모든 시스템이 인간중심으로 조정된다. 우리 시가 그리는 중앙동 일원의 도시재생사업의 밑그림이다. 여기에 송도구항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항만재개발 사업이 연계된다면 송도동 일원은 해양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주도하며 포항만의 도시경쟁력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앞으로 추진하게 될 도시재생사업은 지역경제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함께 사는 마을 만들기’를 통하여 살기 좋은 동네로 거듭나는 데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신흥동 일원에서 추진될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오래된 골목길을 정비하고, 녹화사업을 통해 쇠퇴하던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시작으로 마을기업과 협동조합 등이 중심이 되는 마을 공동체 활성화 사업도 추진하여 함께 사는 행복한 동네를 만들어가는 사업에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그동안 우리 시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흥해읍 특별재생지역’에 대한 지정·계획이 중앙정부로부터 승인을 받게 되면서 흥해 지역의 주거안정을 통한 희망공동체를 만들고, 교육과 체험이 함께하는 스마트 방재도시 구축, 활력이 넘치는 문화 공간 조성 등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꼭 이루어낼 것이다.

◇오랜 숙원사업도 속도…지역경제에 ‘청신호’

올해 도시재생사업 외에도 옛 포항역 부지에 대한 복합개발사업을 비롯하여 영일대해수욕장 일대를 중심으로 한 영일만관광특구 지정, 영일만4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 등 그동안 숙원사업들에 대한 첫 삽을 뜨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지난 2015년, KTX의 개통으로 지난 100년간을 포항 도심의 한복판을 지켜왔던 포항역이 도심 외곽으로 옮겨가면서 활력을 잃은 포항의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영일만항 배후개발사업에 속도를 내서 산업전진기지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인 영일대해수욕장에 해상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송도 일원의 항만 재개발 등을 통하여 횟집이 밀집한 여남동을 시작으로 영일대해수욕장과 송도동 등 영일만 일대가 관광특구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전력을 쏟고 있다. 이 지역이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국비와 민간투자 유치로 지역 관광인프라 확충이 수월해지며, 매년 공모를 통하여 국비 30억 원 이내 지원 및 관광개발 융자도 가능해진다. 이밖에도 공개 공지의 사용가능, 옥외광고물 설치 완화 등의 장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상케이블카 건설은 굳이 홍콩의 란타우 섬을 가로지르는 옹핑 케이블카나, 베트남 다낭 바나힐 케이블카, 북미 정상회담으로 유명해진 싱가포르 센토사 섬을 연결하는 케이블카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벌써부터 관광객 유치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도 여수와 삼척, 부산 송도 등지에서 케이블카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관광객들이 더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편의시설을 포함하여 제대로 된 멋진 해상케이블카를 선보일 생각이다. 도시재생사업을 비롯한 여러 사업들은 우리 포항만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해양자원과 전통문화, 그리고 과거 우리나라 산업화를 주도했던 경험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항상 주민과 소통하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도시에 활력,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극 기여하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겨볼 생각이다. 언제나 시민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