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신영의 새벽 편지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 청년이 있습니다.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싶은 뜨거운 야망에 불타오르지요. 미국으로 전격 유학을 떠납니다. 2주만에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명문 UC버클리에 입학하지요.

돈을 보내주던 아버지가 쓰러지는 불상사가 일어납니다. 학비와 생계를 고뇌하던 청년은 돈을 벌며 공부하기로 결단하지요. 문제는 학업을 따라가려면 아르바이트를 할 짬을 내기 어렵다는 겁니다. 최소한의 시간투자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 묘안을 찾습니다. “매일 5분을 발명에 투자해서 1억원을 벌겠다.” 목표를 세웁니다.

명함 크기로 카드 500개를 자릅니다. 한 장에 단어 하나씩 모두 500장 단어 카드를 만들지요. ‘시계’ ‘연필’ ‘사전’ ‘동전’ ‘꽃’ ‘전화기’ ‘TV’ ‘책’ 등. 방법은 간단합니다. 바구니에 500개 카드를 넣고 휘휘 손으로 저어 카드 세 장을 뽑습니다. 곰곰이 바라보며 세 단어를 연결하기 시작합니다. 처음 뽑았을 때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다시 카드를 바구니에 재빨리 집어넣고 새로 석장을 뽑습니다. 이렇게 그는 세 개의 아이템을 연결해 창출할 수 있는 가치있는 사업 아이디어를 매일 한 가지씩 노트에 적어 나갑니다. 투자한 시간은 하루 5분. 결과가 어땠을까요?

1년 동안 250개가 넘는 발명 특허를 냅니다. 그중 하나가 일본 샤프전자에 우리 돈 10억에 팔립니다. 목표 1억원의 10배를 달성합니다. 청년의 이름은 손정의. 현재 일본 최고의 부자입니다. 소프트뱅크 회장이지요. 스티브잡스는 말합니다. “창의력은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어떻게 무언가를 해냈는지 물어보면 그들은 약간 죄책감을 느낀다. 왜냐하면 그들은 정말로 무언가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연결한 것이기 때문이다.”

클래식북스에서 고전을 함께 읽고 토론하면서 낯선 것들을 서로 연결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작품에 담긴 온갖 은유와 상징들을 파헤치면서 점과 점들을 연결하는 일을 자연스레 훈련하게 되지요. 고전을 읽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괜한 소리는 아닌 것을 느낍니다. 저자와의 만남,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 경험은 낯선 점들을 연결시켜주는 힘이 있습니다. 이 만남들이 삶의 은유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생각을 조금씩 자라게 해 줍니다. 오늘은 또 어떤 연결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새벽입니다.

/조신영 생각학교ASK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