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거점 31곳 운영
“고객 볼모” 불편 목소리도
오늘부터 정상영업 하지만
노사합의 안되면 설 연휴 앞
2차 파업 예정… 파장 클 듯

KB국민은행 총파업이 진행된 8일 오전 정상영업 안내문이 붙은 국민은행 포항종합금융센터에 고객이 들어서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와 페이밴드(호봉상한제) 등을 놓고 사측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자 8일 하루 ‘경고성’ 파업을 단행했다.

19년 만에 단행한 이번 파업으로 전국 영업점 600여 곳에서 업무에 크고 작은 차질이 빚어졌다.

국민은행 측은 이날 파업 참가율을 고려해 전체 점포 1천57곳을 정상 운영하기는 어렵다고 판단, 영업점 규모와 접근 편의성을 고려해 지역별 거점점포 411곳을 선정하고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상적으로 업무를 진행했다.

대구·경북에서는 총 78곳의 점포 중 31곳이 거점점포로 운영됐고 나머지 영업점은 개점하되 최소 인원이 근무하고 일부 대출 상담 등의 업무가 제한됐다.

지방의 경우 이용 고객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사전에 ‘파업 소식’을 접한 고객들의 발길이 줄면서 지역 내 일선 점포들은 예상보다 큰 혼란을 겪지는 않았다.

실제로 이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포항지역의 국민은행 점포 5곳을 둘러보니 점포별 대기 알림판에 ‘상담·부재중’이라는 문구를 걸고 비어 있는 자리가 두어 개씩 눈에 띄었다. 그러나 대기하는 고객이 밀려 혼잡하기보다 오히려 한산했고 일을 처리 못 해 발길을 돌리는 고객 등은 보이지 않았다. 은행을 찾아도 ATM기기를 이용하는 이들이 상당수였다.

고객 불편이나 은행 업무에 지장은 없는지를 묻자 포항 지곡점 관계자는 “은행이 파업을 하고 있으나 현재 모든 업무가 오픈돼 있어 고객님들이 차질없이 업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파업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이날 오전 포항시 북구의 한 영업점을 찾은 이모(29·여)씨는 “환전을 해야 해서 오긴 했는데 물어보니 가능하다고 해서 돈을 바꿔간다”며 “파업 중에 은행이 평소보다 붐비지 않아 대기시간이 더 줄어든 것 같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곳곳에 붙어 있는 파업 안내문을 살펴본 한 남성은 “노사가 합의해서 해결할 일인데 왜 손님들이 그런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다같이 어려운 시기에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번 총파업에 참여한 직원은 5천500명으로 전체 직원의 약 35%다. 반면 노조 측은 9천명이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노조 측은 이날 1차 총파업을 마무리하고 9일부터 다시 전원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문제는 주요 쟁점에 대한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 파업이 예견돼 있다. 설 연휴를 앞둔 오는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2차 파업이 예정돼 있으며 노조는 설 연휴 조합원 집단휴가도 함께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절에는 거래가 몰릴 가능성이 커 파장이 이번 파업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도 다음 달 말부터 3∼5차 파업 일정이 잡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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