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특위, 경북 2개 지역 대구 6곳 중 1곳만 공개
‘철새 정치인’ 후보 낙점… “인적 쇄신과 거리 멀다”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 위원들과 김용태(오른쪽) 사무총장이 8일 오후 공개오디션을 통해 당협위원장을 결정할 지역과 후보들을 발표하기 위해 국회 당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8일 대구 동갑, 경산, 고령·성주·칠곡 등 대구·경북(TK) 3곳 당협위원장을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선발해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기로 함에 따라 경북 지역은 윤곽이 서서히 드러났다. 그러나 대구는 중·남, 북갑, 북을, 수성갑, 동을 등 5개 지역구는 깜깜이 심사가 진행되면서 ‘특정 후보 낙점설’이 나돌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역구를 옮기는 이른바 ‘철새 정치인’들이 공개 오디션 후보로 이름을 올려 조강특위가 인적쇄신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였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0∼12일 사흘간 총 15개 지역에서 총 36명의 후보자가 참여하는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 선발 공개 오디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정종섭 의원이 지역구인 대구 동갑에는 김승동 전 CBS 논설위원과 류성걸 전 의원이 격돌한다. 류 전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우며 한국당 당협위원장 공모 직전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뒤 한국당에 복당했다. 김 전 위원은 정치신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경산은 안국중 전 대구시 경제통상국장과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윤두현 전 수석, 이덕영 전 경산 당협위원장이 격돌한다. 이완영 의원의 지역구인 고령·성주·칠곡군에서는 김항곤 전 성주군수와 이영식 대경경제성장포럼 대표, 홍지만 전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공개 오디션은 지원자 간 상호 토론, 조강특위 위원들과의 질의응답, 평가단 평가를 통해 최종 선발된다. 조직위원장으로서의 자질과 정책 전문성, 경쟁력, 대여 투쟁력 등이 심사 기준이다. 또 전국 시·도별 당원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3일 동안 직접 조직위원장 선정에 참여한다. 하루 50명씩 총 150명이 참여할 계획이다. 조강특위 위원들은 100점 중 60점을 행사하고, 나머지 40점은 평가단의 몫이다.

조강특위는 “이번 공개 오디션은 조직위원장 선발 방식으로는 정당 사상 초유의 시도”라며 “국민과 당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강특위 위원 및 평가단의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로 당의 조직 근간인 지역 책임자를 직접 선정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개 오디션 명단에 오른 인사를 살펴본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인적쇄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지역구를 옮긴 인사들이 공개오디션 명단에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TK지역을 ‘철새 도래지로 만들었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다. 공개오디션 후보에 오른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같은 비판이 나올만하다.

안국중 전 국장은 2016년 총선 당시 대구 달서갑 예비후보로 활동하다 사퇴하고 달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도전했으나 탈락했다. 윤두현 전 수석은 20대 총선에서 대구 서구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했다. 이후 두 사람은 경산으로 지역을 옮겨 이번 당협위원장 공모에 응했다. 또 홍지만 전 의원은 대구 달서갑에서 20대 공천에 탈락한 뒤 서울 영등포갑 당협위원장을 맡았으나 고령·성주·칠곡에 당협위원장 공모에 응모해 지역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정가에서는 ‘공석으로 두든가, 추가 공모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조강특위 전주혜 위원은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철새 정치인들을 발탁했다는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개오디션에서 팩트 체크할 것이며, 후보들로부터 소명을 들을 것”이라고만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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