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연수, ‘그대 이름은 장미’ 주연
“영화 보니 엄마 생각 많이 났죠”

하연수. /리틀빅픽처스 제공
“70년대를 연기하기 위해 엄마의 젊은 시절 사진을 찾아봤어요.”

오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에서 주인공 홍장미의 젊은 시절을연기한 배우 하연수(29·본명 유연수)는 이같이 말했다.

70년대 상황도, 엄마 역할도 모두 겪어본 적 없는 이 20대 배우를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났다. 그는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고 털어놨다.

“저는 엄마한테 무뚝뚝하거든요. 연락도 잘 안 하고요. 그런데 영화를 보니까 눈물이 너무 많이 나더라고요. 제가 70년대를 잘 모르니까 엄마에게 많이 물어봤죠. 엄마의 젊은 시절 사진도 처음 봤어요.”

홍장미(유호정 분)와 그의 딸 현아(채수빈)의 모녀 관계에 집중한 이 영화에서 장미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하연수 역시 어린 딸을 키우는 엄마 연기를 해야 했다.

“역시 제가 경험해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상황에 몰입하려고 노력했죠. 그동안 제가 아이를 책임지게 된다면 제 일상을 접어두고 아이가 온전히 자신의 정체성을 갖고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해왔거든요. 그런 가치관 덕분에 장미에 공감할 수 있었어요.”

상대역인 이원근과의 호흡도 언급했다.

“전에 같은 회사 소속이었고 같이 햄버거도 먹으러 다닐 정도로 친해서 처음엔 조금 어색했어요. 데이트하는 장면도 있고 키스신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원근이는 저랑 몰랐던 사이인 것처럼 이야기했더라고요. (웃음)”

2013년 드라마 ‘몬스터’로 데뷔한 하연수는 영화 ‘연애의 온도’(2013), 드라마 ‘감자별’(2013), ‘전설의 마녀’(2014), ‘혼술남녀’(2016) 등에 출연했다.

어느새 7년 차가 된 그는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자괴감도 느꼈다. 오래 연기를 한 분들을 보면 ‘난 이대로 괜찮은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작품을 많이한 것도 아니라 7년 차라고 말하기 부끄럽다”고 웃었다.

그는 젊은 배우인데도 자신의 소신을 진지하고 똑바로 전달할 줄 아는 단단한 사람이기도 하다. 귀여운 외모만큼이나 그의 소신 발언이 그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고 싶은 말이어도 하지 않는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럴 땐 저도 침묵하거든요. 그러나 정말 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는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는 게 저답다고 생각해요. 연기할 때는 저를 다 버리고 그 사람이 돼야 하는 게 맞지만요. 그래서 일과 일상을 더 분리하고 싶어져요.”

올해 서른이 된 하연수는 “30대에는 더 유연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30대에는 20대 때보다 엄마에게도 더 좋은 딸이 되고 싶어요.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렸을 때는 엄마가 저를 지켜줬지만 이제 제가 엄마를 지켜줄 때가 된 것 같아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