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구미시의 경제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네트워크 사업부의 기능 일부가 수원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최근 결정 났다고 한다. 지역경제 위축을 우려, 이전 반대를 주장해 온 구미 시민들의 간절한 요청에도 삼성전자 내 제조 기능의 통합 등으로 불가피하게 이전을 하게 됐다는 것이 삼성전자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 인원의 200명 이상이 구미시를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돼 구미경제는 또 한번 충격에 휩싸이게 됐다. 전자산업 중심으로 육성돼 온 구미공단은 수도권 규제 완화와 대기업의 외국 현지공장 설립 등으로 상당수 기업이 빠져나가 이미 오래 전부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무선사업부서를 베트남으로 옮겼으며, 그때부터 구미사업장의 생산비중은 크게 줄었다.

특히 새로이 조성되고 있는 구미 국가5단지 사업마저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계속된 경기 침체로 구미 경제는 지금 사면초가의 상황에 직면해 있는 꼴이다. 구미 국가 5단지는 현재 공정률이 95%를 보이고 있으나 분양률은 25%에 머물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경제관련 단체장은 지난달 구미 국가5단지의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긴급대책 회의를 가졌으나 뾰족한 묘안은 찾지 못했다.

구미 전자산업은 포항의 철강산업과 함께 경북지역 경제를 끌고 가는 쌍두마차다. 두 지역의 경제가 나빠지면 경북뿐 아니라 경북과 인접한 대구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한다.

다만 한가지 희망적인 것이 있다면 SK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의 구미 유치에 대한 기대감이다. 현재 장세용 구미시장이 SK하이닉스 대표를 만나기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 박람회(CES)에 참석 중이다. 현지 박람회에 참석 중인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과 함께 SK하이닉스 이석희 대표이사를 만나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 한다.

SK하이닉스 특화 클러스터는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총 120조 원이 투자되는 사업이다. 기초공사 등에 1조원 이상 투자되며 최종 마무리가 되면 반도체 생산라인 4개와 50여개 협력업체, 1만 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구미공단으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시너지를 낼 방법은 없다.

그러나 SK하이닉스 유치를 위한 자치단체간의 경쟁이 치열해 성사가 손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수도권 집중화를 완화하고 국가균형 발전이라는 명분이면 유치를 못할 것도 없다. 구미경제는 지금 발등에 떨어진 불 마냥 매우 긴급한 상황이다. 대기업이 이런저런 이유로 빠져나가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전국에서 최고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기업 스스로가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구미경제 살리기에 너나없이 모두가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