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음식폐기물 처리업체
포항 기계면·경주 강동면 등
상수원보호구역 코 앞에 야적
수 십개 더미서 ‘악취 진동’
“침출수 발생땐 환경파괴 심각”
기준 준수 여부 우려 목소리

형산강 상수원보호구역 인근 농가에 음식물쓰레기로 만든 퇴비가 쌓여 있어 오염이 우려된다.

경주의 한 음식폐기물 처리업체가 덤프트럭을 이용해 악취나는 퇴비를 실어 나르는 것으로 드러나 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경주시 강동면과 포항시 기계면 등 형산강 하류지역을 확인한 결과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퇴비가 논밭 등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눈으로 확인된 곳만 수십 곳이었고, 비닐 등으로 덮어 2차 발효를 하는 곳도 많았다. 퇴비가 쌓인 곳 주변은 악취가 진동해 미간을 찌푸리게 했고, 가까이서 확인해보니 폐비닐 등도 발견돼 환경파괴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인근 농민들은 형산강 지류인 칠평천과 기계천 등 상수원보호구역 인근 농가에도 악취가 나는 퇴비가 수없이 쌓여 있다고 귀띔했다. 한 농민은 이 상황에 대해 최근 한 음식폐기물 업체가 무료로 퇴비를 제공해 일부 농민들이 앞다퉈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확인결과 이 퇴비는 경주지역 음식폐기물 처리업체인 태광산업이 제공한 것으로, 최근 포항·경주 일대 농가에 제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 수년째 환경오염 논란을 빚고 있는 음식폐기물 퇴비의 사용이 많아지자 각종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수질오염을 일으키는 모든 행위가 엄격하게 금지돼야 하는 상수원보호구역만이라도 사용을 철저히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음식폐기물 특성상 염화나트륨 함량이 높고 비닐, 플라스틱 등 이물질의 제거가 쉽지 않아 퇴비로 자원화하더라도 염분과다를 비롯한 이물질 혼입 등의 문제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태광산업 역시 지난 2017년 7월 상품화한 퇴비에서 폐비닐 등이 발견돼 경주시 농업유통과로부터 영업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다.

김상춘 형산강지킴이 회장은 “음식물쓰레기로 만든 퇴비는 염도가 높아 비와 눈 등으로 침출수가 발생하면 심각한 환경파괴가 우려된다. 특히 취수지역과 불과 1㎞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이 비료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또 현재 태광산업이 인근 농가에 실어내는 비료는 악취가 심각해서 제대로 된 공정을 거쳤는지도 확인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주시는 관련 상황을 확인하고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주시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제기돼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태광산업이 음식폐기물로 퇴비를 만드는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반출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지만, 관련 기준을 준수했는지는 조사를 해봐야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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