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경기 풀세트 경기 접전 속
7경기서 승리 잡는 저력보여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2로 승리를 거둔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 시즌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약점이 세터라는 사실을 배구팬이라면 누구나 안다.

정규리그 1위 현대캐피탈은 6일 OK저축은행을 풀세트에서 겨우 따돌렸다.

3일 우리카드와의 경기를 포함해 현대캐피탈은 2019년이 밝자마자 두 경기 연속 5세트 경기를 치렀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이승원을 1번 세터로 기용하고 이원중을 교체 투입한다.

두 명의 세터가 볼을 배달하지만, 크리스티안 파다르, 전광인, 문성민을 앞세운현대캐피탈의 막강한 공격 진용은 아직 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팀 리시브는 2위지만 공격 종합 성공률은 5위라는 불균형이 현대캐피탈의 현주소를 알려준다.

6일 경기에서도 세터와 공격수 간의 호흡이 맞지 않아 스파이크 대신 토스로 공을 넘기는 일이 자주 나왔다.

이승원과 이원중의 실력이 올라오려면 아직 멀었다는 사실을 명세터 출신인 최 감독은 너무나 잘 안다.

연습 때 두 세터를 다그칠지 몰라도 최 감독은 정작 경기에선 세터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대신 다른 선수들에게 쓴소리한다. 집중력이 떨어져 블로킹에 맞고 떨어진 볼을수비로 걷어내지 못하면 곧바로 불호령을 내린다.

세터의 부족한 부분을 효과적인 공격과 촘촘한 수비로 메워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현대캐피탈의 한 관계자는 “결국엔 우리 팀 베테랑 공격수들이 해결해줘야 한다”며 “그래야 두 세터도 자신감을 더욱 키워 볼을 띄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광인과 검증된 외국인 선수 파다르의 가세로 현대캐피탈의 화끈한 배구를 기대한 팬들에겐 경기 내용이 크게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를 놓치면 또 다른 하나를 얻는 법.

풀세트를 치르면서 팀의 끈끈함은 예년보다 나아졌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올 시즌 22경기를 마친 현대캐피탈은 2라운드 5경기를 비롯해 8경기를 5세트 경기로 치렀다.

삼성화재에 한 번 졌을 뿐 현대캐피탈은 나머지 풀세트 7경기를 모두 이겼다.

온전히 승점 3(세트 스코어 3-0 또는 3-1로 이길 때)을 얻지 못해 손해를 봤지만, 끝까지 물고 늘어져 풀세트 전적 7승 1패를 거둔 점은 고무적이다.

현대캐피탈이 화끈함과 화려함이라는 익숙한 색깔 대신 끈끈함이라는 새로운 컬러로 비상을 노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