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특별검사 요구
국채 발행 강요’ 의혹 관련
청문회 실시도 검토 중

자유한국당 김병준(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3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한 세상을 만들어내는 출발은 위선과 오만으로 가득찬 정권의 가면을 벗겨내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정부여당을 향해 공세를 퍼부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신 전 사무관의 폭로와 관련해 국회 정무위원회 및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여당은 더 이상 덮으려 하지 말라. 국정조사와 특별검사를 요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신씨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한 뒤 잠적했다가 발견된 데 대해 “더 이상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신씨의 절박한 외침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선 “신씨의 유튜브 영상 중‘먹고 살려고요’라는 부분을 반복적으로 틀면서 (신씨가) 먹고 살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처럼 희화화하고 조롱했다”며 “면책특권 뒤에 숨어 무참하게 신씨의 인권을 짓밟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정권의 부당함을 외쳤지만 의지할 곳 없었다는 그 말이 제 귓가에 울린다”며 “저희 당이 더 든든한 당이 돼서 이 정권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분들이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언덕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무위 소속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은 “지난 정권 내부고발자는 모두 의인 취급하더니 이 정권 내부고발자는 개인 이익을 위해 한 것처럼 내치냐”며 “그 이중성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따졌다. 그는 “KT&G사장 교체 관련 언론 보도를 보면 교체 시도뿐만 아니라 장기간 수사를 통해 기소했는데 1심부터 무죄 판결이 났다”며 “사법기관이 동원돼 쫓아내려 했던 것 아닌지 국정조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신씨의 폭로를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이후 최대 양심선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일신의 영달을 포기하고 국가 미래를 걱정하는 번뇌 속에 있다가 한 양심선언”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정치적 접근은 배제한 채 오로지 진실규명을 위한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며 “세수가 넘치는데 정권의 정략적 목적을 위해 4조권의 국채를 발행하려고 했다는 자체 만으로 중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심재철 의원은 기재부 국고국 출자관리과장이 작성했다는 ‘KT&G 관련 동향보고’ 문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신씨가 제기한 ‘국채 발행 강요’ 의혹과 관련 청문회 실시도 검토 중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12월31일 운영위를 소집해보니 핵심증인들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퇴임했기 때문에 통상적인 상임위원회로는 적절치 않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부를 수 있는 청문회 같은 절차를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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