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씨더맥스, 정규 9집 쇼케이스
3년만에 타이틀 ‘넘쳐흘러’ 공개
이수 고음·악기연주 더해 ‘심쿵’

엠씨더맥스. /325E&C 제공
“노래방에서 저희 노래를 예약할 때 미리 음역대를 두 계단 정도 낮추시면 원활하게, 즐겁게 부르실 수 있습니다.”(이수)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음악감상회를 연 엠씨더맥스는 정규 9집 ‘써큘러’(Circular)를 공개하며 공기를 찢는 듯한 고음을 고려해 이렇게 당부했다.

이수(보컬), 제이윤(베이스), 전민혁(드럼)이 문차일드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때가 2000년. 대중은 특히 이수를 김범수·나얼·박효신과 묶어 ‘가창력 끝판왕’이란 의미에서 ‘김나박이’라고 칭한다. 그만큼 단단하고 쨍한 고음은 이수만의 전매특허다.

제이윤은 타이틀곡 ‘넘쳐흘러’를 소개하며 “고음이 넘쳐흐르죠”라고 농을 던졌다. 이어 “이수 형 음역대가 남성과 여성 사이에 있어서 우리 노래에 고음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수도 “요즘 맞춤옷이 유행이지 않나. 노래도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하는 게 가장 멋있는 것 같다. 모든 것에 깃든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제가 가진 가장 큰 무기인 고음을 쓴다”고 말했다.

또 “‘김나박이’라는 표현은 들어본 적 있다. 사실 팬들 의견이 분분하고 항상 이걸로 다투는 거로 아는데 각자 좋아하는 거로 들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엠씨더맥스가 이처럼 자신 있게 정규앨범을 소개하기는 2016년 8집 ‘파토스’(phatos) 이후 3년 만이다. ‘써큘러’라는 앨범 제목은 치유와 순환을 상징한다.

“지구 아래에선 뭔가 끊임없이 순환하잖아요. 북극과 남극의 크레바스(빙하의 틈)가 순환 고리가 끊긴 균열, 상처를 상징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살면서 관계 맺으며 생기는 상처를 메워 순환하게 하는 걸 노래로 표현하고 싶다는 상상에서 출발한 앨범입니다.”(이수)

타이틀곡 ‘넘쳐흘러’는 되돌릴 수 없는 이별의 아픔을 담은 가사에 장엄한 첼로선율, 격정적인 피아노 연주를 더한 곡이다. 이밖에 ‘사계’(하루살이), ‘시간을 견디면’, ‘그걸로 나는 충분해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 ‘물그림’, ‘가’, ‘에-오!’(Eh-O!), ‘써큘러 OP.1’(Crevasse), ‘써큘러 OP.2’(Restrored)까지 총 10곡이 담겼다. 마지막 두 곡은 곡당 재생시간이 9 분에 육박한다.

전민혁은 “정규앨범이라 긴 노래를 담을 수 있었다. 음악 방송에서 3∼4분짜리 노래만 하던 데서 탈피할 수 있어서 연주할 때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수는 “50페이지 이상 글 쓰고 영감을 얻어 가사에 녹였다. 과거 앨범에선 보컬에 치중하던 면이 없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악기 소리가 잘 들리게 후반 작업에 공들였다”고 거들었다.

데뷔 20주년을 코앞에 두고도 티켓파워는 여전하다. 지난달 21∼22일 서울에서 개막한 콘서트는 완판됐고 오는 3월까지 열리는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투어 티켓판매도 순항 중이다.

전민혁은 “저희가 겨울에 어울리는 노래를 많이 하다 보니 많은 분이 우리 노래를 들으러 와주시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방송 계획은 말을 아꼈다. 이수는 2009년 성매매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뒤 2015년 MBC TV ‘나는 가수다’와 2016년 뮤지컬 ‘모차르트’에 캐스팅됐지만 번번이 비난 여론에 휩싸이며 하차했다.

이수는 “20대 때 방송 많이 할 때는 앨범내고 공연만 하면 행복하겠다 싶었는데, 입이 방정이죠? 진짜 그렇게 됐잖아요”라며 “(방송에 대한) 갈증을 느낄 팬들 위해 고민한다. 사인회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쇼케이스에선 화재 비상벨이 오작동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있었다. 지하 2층에 마련된 좁은 공간에 취재진과 관계자 100여명이 몰려 있었다. 엠씨더맥스는 “비상벨마저 노래하고 싶었나 보다. 화장실에서 오작동이 있었다고 한다”고 말해 좌중을 정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