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아웃도어 열풍이 불었을 때, 여기 저기 참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차 트렁크에 테트리스 게임하듯 캠핑용품을 구겨넣고 말입니다. 캠핑의 하이라이트는 모닥불이죠. 불 피울 때, 처음 얼마간은 고생이 심합니다. 장작에 불이 붙지 않을 때는 연기도 많이 마셔야 하고, 눈물도 쏙 빠질 때가 있죠. 하지만 불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캠핑의 맛을 제대로 느끼며 고기도 구워 먹고 은은한 모닥불의 일렁거림을 즐길 수 있지요.

생각을 키우는 일도 모닥불 피우기와 비슷합니다. 얕은 생각, 연기만 매캐하게 피우는 생각이 있는가 하면 장작에 불이 제대로 붙은 것처럼 생각이 강렬하게 삶을 사로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몰입(Flow)이라고 부르지요.

“나는 몇 달이고 몇 년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아흔아홉 번은 틀리고, 백 번째가 되어서야 비로소 맞는 답을 얻어낸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입니다. 이 말에 충격을 받은 서울대학교 교수가 있습니다. 재료공학부 황농문 교수입니다. “잠재력의 5%도 발휘하지 못한 채 죽을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죽을 때 후회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황 교수는 이때부터 독하게 마음먹고 노력합니다. 연구하는 주제 그 한 가지로 완전히 생각을 가득 채워버립니다. 완벽한 몰아지경에 이르게 될 때까지 첫 하루 이틀은 별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다가, 3일째 되는 날부터 폭발적으로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는 몰입 경험을 통해 삶의 방정식을 풀어낸 기쁨에 취해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헛되게 살았구나. 하루를 살아도 이렇게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이구나.”

게임 중독에 빠진 변리사가 있었습니다. 일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에 중독되었던 거지요. 그가 황 교수로부터 몰입의 방법을 알게 된 이후로는 게임 대신 몰입의 즐거움에 빠져듭니다. 실적에 연연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문제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일 자체가 게임보다 훨씬 더 스릴 넘치고 즐겁게 바뀌는 경험을 합니다. 회식이나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동료들의 라이프 스타일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진정한 몰입을 경험하면 게임 등 짝퉁 몰입이 주는 만족감과는 천 배, 만 배 비교할 수 없을 만한 쾌감과 행복이 밀려옵니다. 그대와 저의 2019년은 오롯이 한 가지 주제에 몰입하는 한 해이기를 기대합니다. /조신영 생각학교ASK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