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마케팅이 고객에게 제품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을 주었다면 오늘의 마케팅은 고객에게 제품을 ‘경험하고 싶은 마음’을 선사한다. 바로 경험경제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경험 경제의 가치 생성메카니즘을 설명하면 이렇다. 커피가루 납품 사업은 커피 한 잔당 2센트의 수익을 만들지만 이를 포장해 판매하면 한 컵당 수익이 10센트로 증가한다. 그러나 커피숍에서 커피를 판매하면 한 잔당 1.5달러로 가치가 높아지고, 새로운 커피 경험을 만들어낸 스타벅스는 한 잔당 2.75달러의 가치를 창출해 냈다. 이는 소비자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커피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스타벅스의 커피 원재료인 커피 콩은 2~3센트에 불과하지만 여기에 스타벅스에서 제공하는 오렌지색 조명, 초록색 로고, 미국식 카페테리아 등의 경험요소가 추가돼 가격은 5천원이 된다. 인터넷에서는 1천원이라도 싸게 구매하려고 몇시간씩 서핑을 하는 사람이 스타벅스에서는 기꺼이 5천원을 지불하는 이유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것에서 오는 경험과 만족감 때문인 것이다. 커피 콩 재배는 1차산업이며, 그것을 가공해 캔에 담으면 2차산업, 이 캔에 담긴 커피가 서비스로 전달되면 3차산업, 여기에다 ‘관계’ ‘경험’ ‘문화’를 포함시키면 4차산업이 된다.

경험경제시대의 대표주자로는 애플을 들 수 있다. 애플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를 수직 통합해 고객경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적절히 통제하며 관리하고 있다. 애플의 충성스러운 고객들은 신제품 출시일에 맞춰 조금이라도 먼저 제품을 손에 쥐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줄을 서고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경험을 공유한다.

특히 요즘 시대에 디지털 기술은 모든 기업, 산업이 디지털 기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 하지만 아마존, 알리바바, 에어비앤비, 테슬라, 업워크 등 성공적인 파괴적 혁신을 꾀한 것으로 꼽히는 기업의 비결은 결국 디지털 기술 자체보다는 사용자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란 진단이다. 요즘 부각되는 경험경제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