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시동 건 대구·경북

대구와 경북이 상생의 닻을 올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당선된지 6개월이 지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대구·경북 상생이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는 원래 한뿌리인 대구와 경북이 분리된 후 다시 경제적으로 통합의 길로 나아가 시너지효과를 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대구와 경북은 통합공무원교육원 설립 합의로 민선 7기 한뿌리 상생협력의 첫 단추를 끼운데 이어 문화관광 분야 등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즉, 대구와 경북 문화체육국장과 경제파트 과장 등 2명을 맞교환해 근무하기로 하는 등 어느 때보다 밀착행정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최근 대구·경북 상생관광 공동사업 추진을 위해 ‘상생관광기금’ 조성에 합의했다. 대구시는 내년부터 매년 40억원씩 10년간 400억원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경북도도 도내 23개 시·군과 함께 10년간 1천억원의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함께 모은 상생관광기금은 내년부터 추진하는 5개의 대구·경북 상생관광 공동사업을 펼치는데 사용하기로 했다.
 

통합공무원교육원 설립 합의로 협력 첫 단추
문화체육국장·경제파트 과장 등 맞트레이드
‘상생관광기금’ 조성 등 문화관광분야로 확대
강력한 협력체계 가동으로 경제공동체 실현

□ 올해 대구·경북 구체적 상생 목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올해를 상생의 기반을 닦는 중요한 해로 보고 있다. 첫 스타트와 동시에 중요과제를 발굴, 수행하면서 양 시도가 상생협력의 성과를 내고 이를 향후 상생의 바로미터로 삼겠다는 각오다.

올해 양시도는 구체적으로 5개의 공동사업목표를 정하고,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방향을 설정했다. 5개 상생관광 공동사업은 △2020년 대구경북관광의 해 공동 추진 △2019년 대구경북관광특별전 △대구경북 연계 관광 네트워크 기반 구축 △대구경북 관광스타트업 육성사업 추진 △대구경북 관광 모바일 패스권 개발 및 운영 등이다.

2020대구경북관광의 해 공동추진은 4개 분야 34개 세부사업으로 나눠, 총사업비 62억원(시 31억원, 도 31억원)이 투입된다. 올해 대구경북관광특별전은 올해 6월 예정으로 총 사업비 6억원(시 3억원, 도 3억원)이 투입돼 ‘홍보’·‘전시’·‘공연’·‘이벤트’ 등 종합 관광마켓 역할을 한다.

대구경북 연계 관광 네트워크 기반 구축은 총사업비 2억원(시 1억원, 도 1억원)을 투자해 대구경북 공동 상품개발, 홍보마케팅, 유치 인센티브 지원등의 활동을 펼친다. 이밖에 대구경북 관광 모바일 패스권 개발 및 운영은 2021년까지 모바일 기반 관광허브 플랫폼 구축, 관광콘텐츠 탑재, 패스권 할인 제휴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총사업비 16억원(시 4억원·도 12억원)이 투입된다.

□ 한뿌리 상생의 첫 단추 끼웠다

지난 2018년은 한뿌리 상생의 첫 단추를 끼운 해라면 올해는 본격적인 성과를 내는 해다.

‘대구·경북 한뿌리 상생위원회’가 출범한지 4년째다. 하지만 실질적인 상생협력이 제대로 되지않았고 실무진의 권한이 미미한 등으로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권영진 시장과 이철우 지사가 각각 재선시장과 신임 지사로 부임하면서 경제통합추진위,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 등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이 쉽고 시너지 효과가 큰 사업을 공동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시도지사가 마음을 다잡고 한뿌리 상생을 선언하면서 한뿌리 상생협력위가 설치돼 많은 과제를 발굴했다. 세계 물포럼 개최,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2·28 국가기념일 지정, 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 등 적지않은 성과도 나왔다. 또 두 지자체의 문화관광자원 공동마케팅과 인재양성 시스템 가동은 상생협력의 목표를 채우는 밑바탕이었다고 분석됐다. 물론 당면 현안인 대구공항 통합 이전과 취수원 이전, 경제협력 등에서 일부 미흡한 모습도 보이긴 했으나 한뿌리 상생위의 방향과 목표는 대구경북 기업의 투자 유치, 기업 역외유출 방지, 특화산업 육성, 농산물 유통 촉진을 위한 강력한 협력체계 가동과 이를 통한 경제공동체 실현인 만큼 큰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 한뿌리 상생의 첫 성과 나와

대구경북 한뿌리 상생의 첫 성과는 대구경북공무원교육원 설립이다. 이전지를 두고 그동안 실무자간 합의가 어려웠던 문제가 시도지사가 전격 합의하면서 이뤄졌다.

‘대구경북공무원교육원’(가칭) 설립 입지와 운영 방식을 두 단체장이 합의한 것이다. 대구시가 도청 신도시에 설립예정인 경북도 의견을 수용하고 대구분원을 두는 방안으로 정해졌다. 큰 틀이 합의된 만큼 남은 것은 법 개정, 청사 건축 등 후속 절차로 별탈없이 진행될 것으롤 보고 있다.

그리고 상생의 상징으로 인사교류도 닻이 올랐다. 대구와 경북은 상생과 경제통합을 이루기 위한 인사교류의 답을 문화관광분야와 경제파트로 정했다. 이에따라 양시도 문화체육국장과 경제과장이 1일부터 1년간 맞교환근무로 상생 전선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 양 시도의 난제 해결이 걸림돌

양 시도지사가 상생의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난제는 많다. 대구공항 통합 이전과 구미 취수원 이전 등 낙동강 물관리는 난제 중의 난제다. 하지만 아무리 힘든 숙제라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나간다면 해답이 보인다. 우선 일선 실무자들이 적극적인 마인드로 후속조치에 속도를 내야한다. 과거에도 시도지사는 어느정도 손을 맞잡았지만 실무적인 선에서 이를 받쳐주지 못했다. 즉 양 시도 실무진이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협상할 것은 협상하는 등 정무적인 리드십 발휘가 안 돼 난제에 부딪히고 있다.

이에 따라 세부적인 사항은 담당공무원에 상당한 권한을 주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당시 상생인사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상생업무 수장이 4급 서기관이다 보니 계급상의 한계로 적극적인 추진에 한계가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상생수장이 3급 부이사관으로 보임돼 업무추진이 한결 수월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대구와 경북은 따로 따로 자기의 살길을 찾아선 안 된다. 양 시도는 대구가 아프면 경북도 아프고, 경북의 기쁨은 대구의 기쁨이라는 공동의식이 우선이 돼야 한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상생 과제 하나하나씩 완성해 나갈 터”
 이철우 지사가 밝히는 상생협력 방향

한뿌리상생위 위원장, 시·도지사로 격상시켜 위상 강화
연구기능 수행·전문성 확보 위해 전담연구원 배치도 검토
상시 제안시스템 운영, 시·도민 체감 전략과제 발굴 집중

“대구경북 상생은 시대의 과제로 양 시·도지사부터 시·도민, 공무원까지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 정치적 해법이 필요한 부분은 단체장이 적극 나서고 시·도민의 인식과 협조, 공무원의 지역발전을 위한 책임의식과 열정이 조화를 이뤄 나갈 때 진정한 상생의 길이 열릴 것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올해가 실질적인 상생협력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

“지금까지 대승적인 협력은 됐지만 실질적인 상생효과는 미미했던 만큼 이제부터는 상생과제를 하나하나씩 완성해가는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날 것이다. 물론 공항이전, 취수원 이전 등은 어느정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시작되듯 좌고우면하지 않고 하나씩 이뤄가겠다”고 다짐하는 이 지사는 또 단순한 상생을 넘어 하나의 공동체 실현을 위한 강력한 협력체계 가동이 필요한 만큼 상생협력 추진기구인 한뿌리상생위원회의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위원회의 위원장을 기존 행정부시장·부지사에서 시·도지사로 격상했다.

아울러 시·도 공무원이 파견돼 실무를 보고 있는 위원회사무국도 사업 발굴·기획·관리 등 총괄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마련할 방침이다. 사무국장도 4급에서 3급으로 상향조정했고 전략과제 도출 등 연구기능 수행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전담 연구원을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체계적인 사업발굴과 관리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사업 발굴은 시·도 실무부서 위주로 운영돼 왔으나 앞으로는 시·도 전부서, 시·군·구, 시·도민, 관련전문가 등 다수가 참여하는 상시 제안시스템을 운영해 시·도민 체감사업과 상생발전을 위한 전략과제 발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