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신영의 새벽 편지

2019년이 밝았습니다. 고요한 새벽, 힘이 되는 편지 한 통을 써 그대에게 부치는 달콤한 사명을 받았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그대에게 새해 첫 새벽 편지를 띄웁니다.

출판계는 얼마전 2019년 키워드 30을 발표했습니다. 문화를 움직이는 뿌리에 해당하는 출판인들의 키워드는 주목해 볼만하지요. 1위가 ‘소확행’. 2위는 ‘예능 인문학’이 차지했습니다. 저기 멀리 있는 크고 원대한 행복, 예컨대 집 장만, 거창한 꿈 이루기 같은 현실과 동떨어진 그 무엇인가에 사람들은 이제 크게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내 입맛에 꼭 맞는 커피 한 잔의 여유, 잘 개켜진 옷장 서랍을 열 때 느끼는 작은 행복감, 은은한 침실 조명 등에서 행복을 찾으려 하는 거지요. ‘예능인문학’이란, 유시민, 설민석 등 유명한 인문학 강의를 유튜브로 들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마치 내가 그들처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것으로 동일시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소확행을 보장하는 하루 1% 투자법을 소개합니다. 하루의 1%는 대략 15분입니다. 이 짧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해 낼 수 있을까요? 버스를 기다리면서, 혹은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잠깐, 아니면 아침에 눈을 뜨자 마자.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하루 중 15분은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새해 첫 결심으로 하루 1%를 나를 위해 투자하겠다는 결심은 어떠신지요?

평소 시간이 없어 책을 못 읽는 분이 올해부터 하루 15분씩 책을 읽겠다고 결심한 경우를 생각해 볼까요? 한국인 평균 독서 속도는 1분에 600글자. 원고지 3매 정도를 읽는 수준이지요. 15분이면 45매를 읽을 수 있습니다. 꾸준히 반복하면 17일 만에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지요. 책을 읽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독서력이 증가해 분당 독서 속도는 1.5 ~ 2배로 금새 뛰어 오릅니다. 두 세 달만 매일 꾸준히 15분씩 읽어도 한 달에 책 3~4권은 거뜬히 읽어낼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죠. 이렇게 2019년 한 해,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면 40~50권 정도의 독서량을 확보하게 되는 겁니다. 이쯤이면 소확행을 꽉 붙드는 것은 물론 예능 인문학자들에게 의존하는 나약함도 깰 수 있지 않을까요? ‘언젠가 많은 것을 알려야 할 사람은 많은 것을 자신 속에 숨겨 둔다. 언젠가 번개에 불을 켜야 할 사람은 오랫동안 구름으로 살아야 한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입니다. 2019년 그대와 저의 삶이 매일 1% 스스로에게 저축하는 삶이기를 소망합니다.

/조신영 생각학교ASK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