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는 사람과는 매우 친숙한 동물이다. 농촌지방 어느 곳에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인데다 사람에게는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매우 이로운 동물로 여겨지고 있다.

제천 의식의 제물로 사용되는 희생의 동물이자 잔치와 같은 행사에는 반드시 식탁에 올라오는 고마운 동물이다. 오늘날 우리 국민의 먹거리 식품으로는 돼지고기가 단연 1등이다. 작년 돼지 생산액은 7조3천억 원으로 우리나라 축산업을 앞장서 책임질 만큼 소비가 많은 식품이다.

돼지고기에는 단백질과 9가지 필수 아미노산, 철분, 아연, 비타민 등 영양소가 다양하게 함유돼 있다. 불포화 지방산도 많아 체내 콜레스테롤 축적을 막으며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돼지는 동양권에서는 복(福)과 재물의 상징으로 통한다. 한꺼번에 새끼를 많이 낳는 습성 때문에 다산(多産)과 풍년을 상징한다. 돼지의 한자 발음 돈(豚)이 돈(화폐)가 같아서 재물을 갖고 온다는 속설도 전해지고 있다.

사람들은 돼지 꿈 꾸기를 희망한다. 돼지 꿈은 길몽(吉夢)이기 때문이다. 돼지 꿈을 꾼 날이면 괜스레 기분이 좋다. 돼지 꿈 꾼 날 많은 사람이 복권을 산다. 이처럼 돼지는 우리 국민에게 행복과 재산을 키워주는 재물처럼 여겨지는 좋은 이미지의 동물이다.

2007년은 600년만에 한번 온다는 황금돼지의 해였다. 그 해는 출산붐이 일어 한 해 출생아 수가 49만여 명에 달했다. 전년보다 무려 4만5천여 명(9.9%)이 늘었다. 당시 출산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에 비교해 볼 때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었다.

올해도 부자가 된다는 황금돼지의 해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을 맞아 출산을 준비한다는 부부들의 얘기도 간간히 전해진다. 황금 돼지의 해에 태어난 아이는 부자가 된다는 속설 때문에 기왕이면 황금돼지 해에 아이를 낳겠다는 생각에서다.

지난 한해는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고생한 사람이 유별나게 많았다. 부의 상징인 황금돼지의 해에는 이런 가슴 아픈 이야기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이 돼지꿈을 꾸며 희망차게 살았으면 한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